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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앞으로 남은 인질들 어떻게 되나?

등록 2007-08-13 22:17수정 2007-08-14 02:04

추가 석방협상에 긍정 영향줄듯…단계적 석방 유력
대면접촉 계속하며 탈레반측 요구 변경 주력할 듯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이 13일 한국인 여성 인질 김경자.김지나 씨를 석방한 것은 남은 인질들의 안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상황이지만 우리 정부는 2명의 석방이 남은 인질 19명의 석방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 일단 긍정적 신호 = 좀처럼 상황이 변하지 않던 피랍사태가 인질 2명의 석방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은 일단 긍정적 신호로 읽힌다.

탈레반 수감자와 인질간 맞교환이라는 강경한 요구를 고수했던 탈레반이 처음으로 입장을 전환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탈레반은 나머지 인질들의 석방을 위해선 수감자 맞교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천명했다. 이번 석방이 인질 전체의 무조건 석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못박고 나선 것이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나머지 인질 석방은 그간 우리가 요구했던 탈레반 수감자 교환을 받아들여야 하며 1차 석방 요구자 8명의 명단도 변함 없다"고 선을 그었다.

향후 나머지 인질 협상이 순탄치만은 않은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번 일부 인질 석방 결과가 한국측이 탈레반과 직접 협상을 본격화한 가운데 나온 것인 만큼 협상에서 '모종의 진전'이 있었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탈레반의 수감자 맞교환 요구에 대해 전면 거부하고 있는 사정을 감안하면 탈레반측 입장 변화의 전조로 해석될 소지도 있다. 탈레반측이 수감자 석방이라는 명분 대신 실리적 측면을 중시하는 쪽으로 선회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탈레반 내부에선 강.온 의견이 대립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미국과 아프간에 대한 강경 투쟁론과 협상을 통한 사태 해결론이 혼재된 가운데 내려진 이번 인질 일부 석방 결정은 온건세력의 주도권 장악이 가시화하는 한 단계로 풀이될 수도 있다.

이런 추세에 비춰볼 때 인질 추가 석방 가능성이 한결 높아진 게 아니냐는 견해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인질 2명의 석방에 이어 4명의 추가 석방을 놓고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말도 떠돌고 있다.

이 경우 그동안의 사태 추이를 고려하면 인질들의 일괄 석방보다는 단계적 석방 쪽에 무게가 실린다. '여성인질 석방→남성인질 석방'의 수순을 밟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탈레반은 인질 석방의 규모에 대해선 협상 상황을 봐가며 철저한 관리와 조절을 통해 '이익 극대화'를 추구할 개연성이 있다. 탈레반이 취할 전략에 따라 인질 사태의 소모전화, 장기화가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의 유화적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한 탈레반 사령관이 한국측과의 대면접촉에 앞서 "우리는 몸값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며 협상 실패시 인질 살해를 경고한 점은 때 강.온 전략의 일환일 수도 있으나 탈레반이 인질살해 카드를 완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도 읽힌다.

그만큼 인질 사태 해결을 위해선 넘어야 할 고비가 널려 있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으로 미국, 아프간 정부의 대응 방식, 우리측의 협상력, 탈레반 내부 분위기 등이 항상 변수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만 이번 인질 일부 석방이 그 종착점을 향한 긍정적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는데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

한편 이슬람 문화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협상이 장기화하더라도 이슬람 금식기간이자 축제인 라마단이 10월 초 시작되는 점에 비춰 볼 때 그 전에는 끝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정부, 탈레반 설득에 총력 = 이제 정부에 남겨진 과제는 나머지 19명의 무사석방이다.

정부 당국자도 "남은 피랍국민 19명의 무사귀환을 위해 대면접촉을 포함한 다양한 접촉을 통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대면접촉 과정에서 그들이 원하는 수감자-인질 맞교환이 우리 정부의 권한 밖임을 강조한 것이 효과를 봤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그런 만큼 정부는 대면 접촉을 계속하면서 탈레반 측에 현실적으로 한국이 들어줄 수 있는 요구 조건을 제시할 것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현금 제공과 탈레반 거주지역에 대한 인도적 지원 등이 가능한 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탈레반 측이 이른바 맞교환 요구를 쉽게 접을 것으로 예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탈레반측에 현실 속에 놓여진 가능한 카드를 선택하도록 종용하면서 나름대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형기가 얼마 남지 않은 수감자나 병약한 수감자를 사면 등 형태로 풀어주는 방안을 비롯, 각종 창의적 방안들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납치협상의 경우 접점이 없을 것같지만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계기로 풀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탈레반의 대외적 명분을 고려하면서도 현실성을 강조하면 접점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일단 장기전을 각오하면서 19명 전원의 무사귀환을 목표로 하되 일시 전원 석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여성을 먼저 풀어주도록 하는 등의 단계적 석방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과정에서 이슬람권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여론이 여성을 납치한데 대해 강한 규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점도 활용할 예상된다.

황정욱 조준형 기자 hjw@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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