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이라크 주둔 병력을 줄이고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대(對) 테러 작전을 위한 병력과 자금 투입을 대폭 확대하고 있음을 아프간 주재 영국 대사가 최근 확인했다.
셰라드 쿠퍼-콜스 대사는 AP통신과 회견에서 영국 정부는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퇴임한 지난 6월말 직전 아프간에 집중하는 수위를 높이기 시작, 고드 브라운 총리 하에서 아프간을 최우선시하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퍼-콜스 대사는 "영국 국내적으로 이뤄지는 테러리즘 연구의 많은 부분이 아프간-파키스탄 접경지와 연결될 수 있어 (아프간은) 우리에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영국 길거리에서 판매되는 헤로인의 90%가 아프간에서 왔다는 사실도 중요하다"면서 "아프간의 심각한 가난을 감안하면 전세계 빈곤 퇴치를 위한 우리의 외교적 노력과 맥이 닿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브라운 총리는 지난달 미국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아프간은 대(對) 테러리즘의 최전선"이라고 방점을 찍었다. 이는 이라크가 대테러 전쟁의 핵심 전선이라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일관된 입장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영국의 아프간 주둔 병력은 올 연말까지 7천700명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현재 아프간 주둔 영국군 병력은 7천명이며 1년 전에는 3천600명 수준이었다.
이와 관련, 쿠퍼-콜스 대사는 특히 아프간 주둔군 증강 계획은 군 사령관의 판단에 기반해 이뤄지는 "분별력 있는 전략적 조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영국은 이라크 바스라 소재 기지 3곳 중 2곳의 관할권을 이라크 정부에 넘겼으며 수주 내로 이라크 주둔 병력도 5천명으로 줄일 계획이다. 2003년 3월 이라크 침공 초기 영국군 병력은 4만명이었다.
영국의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크리스토퍼 랭스턴 연구원은 영국이 이라크에서 펼칠 수 있는 노력에 한계가 있다는 일반 여론이 아프간으로 집중하는 추동력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kimys@yna.co.kr(카불 AP=연합뉴스)
영국의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크리스토퍼 랭스턴 연구원은 영국이 이라크에서 펼칠 수 있는 노력에 한계가 있다는 일반 여론이 아프간으로 집중하는 추동력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kimys@yna.co.kr(카불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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