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지역에서 보수적인 흑인 남성들이 여성의 바지착용을 금지한 데 대해 200여명의 여성들이 이에 항의하는 거리시위를 벌였다.
남아공 남동부에 위치한 항구도시인 더반에서 200여명의 여성들이 24일 도심에서 출발해 남쪽에 위치한 움라지 지역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고 현지 통신 사파(SAPA)가 보도했다.
이와 관련, 현지에 기반을 둔 지역 정당인 전국민주회의(NADECO)는 성명을 통해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어떻게 옷을 입어야 하는 지를 결정하던 때는 오래전에 끝났다"며 "또한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어떤 폭력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지지 입장을 밝혔다.
이날 시위는 지난달 22일 움라지의 'T-섹션'이라는 구역에서 잔딜레 음판자란 이름의 여성이 자신의 집 앞에서 바지를 입고 빨래를 하던 중 일단의 남성 군중들에 의해 공격을 당해 옷이 벗겨지는 수모를 당하는가 하면 그녀의 주택이 불태워진 데 이은 것이다.
T-섹션 지역사회는 이 사건이 발생한 뒤 오히려 여성들의 바지 착용을 공식적으로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이 같은 일련의 행위는 법정 기관인 인권위원회와 여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여성조직 등으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받았다.
한편 경찰은 음판자를 공격한 혐의로 2명의 남자를 체포했으나 이들은 이달초 보석으로 풀려난 바 있다.
아프리카에선 아직도 일부 남성들이 매우 보수적인 견해를 지니고 있으며 또한 동성애에 대해서는 대부분 강한 반감을 갖고 있다.
http://blog.yonhapnews.co.kr/minchol11181 김민철 특파원 minchol@yna.co.kr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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