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라크 반군내에서 활동하는 10대 미성년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고 더불어 갈수록 낮은 연령층으로 확산되는 이들 미성년 반군이 저지르는 납치와 살인 등도 늘어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이라크 현지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이라크내 수용시설에 수감된 반군 가운데 미성년자들은 100명 정도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무려 800명 수준으로 늘어났으며 이는 지난달 파악된 비(非)이라크계 반군 수감자인 130명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체포되는 반군 가운데에는 11살짜리가 포함돼 있을 정도로 어린 나이의 청소년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미군 당국은 외국에서 유입되는 반군에 대한 집중적인 차단 작전으로 인적 자원이 고갈되자 알카에다가 미성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풍부한 자금을 확보한 반군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주민들에게 접근하고 있는데, 폭탄 매설시 수당조로 200~300 달러씩 지급하고 있으며 이 돈이면 한 가족이 2~3개월을 견디기에 충분하며 일부의 경우에는 가족들을 인질로 잡고 위험한 임무를 수행토록 강요하고 있다.
포섭된 미성년들은 반군에 쉽게 동화되는 데다 성인들에 비해 큰 두려움도 느끼지 않은채 주로 폭탄을 매설하면서 납치, 살인 등의 임무까지 수행하고 있고 미군의 감시망도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미군은 파악하고 있다.
체포된 미성년 반군 가운데 약 85%는 수니파이고 대다수는 수니파가 장악하고 있는 서부와 북부 지역 출신이다.
이처럼 미성년자들이 반군에 섞이면서 미군은 작전 수행에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들이 더이상 성인 반군들 틈에 끼이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군 당국은 지난 13일 11~17세 미성자들을 상대로 이라크 역사와 새 정부 시스템 등을 가르치는 교육 시설을 새로 설치했다.
수용시설 총 책임자인 더글러스 스톤 소장은 "미군 작전이 점차 강화되면서 이라크내 알카에다를 비롯한 반군들이 미군에 대항하기 위해 미성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그 결과 수감되는 미성년 반군은 급격히 늘고 있다"면서 "이들 대부분은 알카에다 뿐 아니라 문맹의 희생양"이라고 밝혔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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