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협상 대표로 참가한 물라 나스룰라는 29일 한국인 인질 을 모두 석방한 뒤에 아프간 정부군과 미군 주도 서방 동맹군이 대대적인 탈레반 토벌작전을 벌일 것으로 충분히 예상되고 있으나 그와 무관하게 인질은 석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스룰라는 이날 오전(현지시간) 연합뉴스와 한 간접통화에서 "인질이 모두 석방되고 나면 아프간 군이 미군과 함께 대규모 공세를 펼 가능성이 높으며 충분히 예상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는 한국인 인질 석방과는 무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아프간에 대한 군사 및 재건사업 지원은 미미한 수준이며, 한국이 아프간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임을 아프간 정부는 잘 알고 있다"면서 "따라서 한국인 인질에 대한 아프간 정부의 관심은 이탈리아나 독일 등 대규모 병력을 보내고 지원도 많이 하는 다른 나라 인질에 대한 관심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런 점에서 우리가 한국인 인질 몇 명을 방패막이로 계속 붙잡고 있더라도 아프간 정부가 우리를 공격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면서 "이미 가즈니주에 대한 연합군의 대대적 공격이 시작된 점도 이를 방증한다" 고 덧붙였다.
그간 일각에선 탈레반이 인질 석방 뒤 대규모 소탕작전을 우려해 인질 수 명을 장기간 억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나스랄라는 그러나 "우리는 무슬림이며 지하드(이슬람을 지키는 성전)를 수행하는 무자헤딘(전사)으로서 한국인 인질 석방 약속은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훈상 특파원 hskang@yna.co.kr (두바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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