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사드르 “조직정비 위해”…악화된 여론 달래기 분석
이라크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33)가 그에게 충성하는 민병대 마흐디군의 군사활동을 최고 여섯달 동안 중단할 것이라고 29일 발표했다.
알사드르는 이날 성명에서 마흐디군의 활동 중단이 “마흐디군을 재조직해 이미지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조처는 최근 마흐디군이 개입된 유혈사태로 악화된 여론을 달래기 위한 성격이 짙다고 <뉴욕타임스>는 풀이했다. 마흐디군은 지난 28일 이라크 남부도시 카발라에서 같은 시아파의 경쟁세력인 바드르군 (알말리키 총리 지지세력) 출신의 정부 보안군과 충돌했다. 이라크 남부지역 지배권을 놓고 다퉜던 이 사태로 52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다치자, 보복전이 이라크 전역으로 확산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왔다.
바그다드 남쪽 160㎞ 거리의 도시 나자프에 근거를 둔 알사드르는 지난 4월 “정부가 미군 철수시한을 내놓지 않는다”며 자신의 영향력이 미치는 정부 각료 5명을 사퇴하게 한 바 있다. 또 2003년 사담 후세인 정부 붕괴 이후 그가 창설한 마흐디군은 2004년 미군을 상대로 두 차례 무력투쟁을 전개하는 등 대표적인 반미 무장세력으로 꼽힌다.
최대 5만~6만에 이르는 무장세력으로 추정되는 마흐디군은 최근 여러 분파로 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분파는 이란과 밀착해 알사드르의 통제를 벗어난 것으로 미 정보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알사드르의 이날 조처는 마흐디군에서 이런 외부 침투세력을 제거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외신들이 분석했다.
이라크 정부는 알사드르의 조처를 환영했다. 이라크의 안보보좌관 모우와팟 알루바이에는 “발표대로 이행된다면 이라크 유혈사태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 당국은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미군 대변인 케빈 버그너 준장은 “문제는 발표가 아니라 행동”이라며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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