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 몸값 지불” 외신 잇따라

아프가니스탄 피랍자들 가운데 30일 마지막으로 풀려난 서경석(왼쪽)씨와 얼굴을 가린 여성 피랍자(오른쪽)가 가즈니주 잔다 지역에서 적신월사 쪽에 인계되고 있다. 가즈니/신화 연합

알자지라 “378억원” 아사히 “18억원”…정부·탈레반 부인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한국인 피랍자들의 석방 대가로 몸값이 지불됐을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31일 한국 정부가 탈레반 쪽에 모두 200만달러(약 18억원)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 정부와 탈레반의 대면협상을 중재한 아프간 관계자들의 말을 따 이렇게 전했다. 탈레반 현지 사령관은 “현지 차원의 결정”이라며 협상 중재자를 통해 인질 1인당 10만달러를 요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보도를 보면, 한 중재자는 전원 석방이 합의된 28일 대면협상이 있기 며칠 전에 아프간 주재 한국대사에게 “몸값을 지불하지 않고는 해결은 불가능하다”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그는 “(1인당) 4만달러 정도라면 탈레반이 받아들일 것”이라는 자신의 견해를 전하면서, “탈레반 쪽에도 터무니없는 금액을 요구하지 말 것을 휴대전화로 설득했다”고 밝혔다. 한국 쪽은 탈레반의 요구에 “1인당 5만달러라면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대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인질이 모두 풀려난 뒤인 30일 저녁 아프간 협상 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 “19명 전원 석방을 위해 지불한 돈은 200만달러”라고 밝혔다.

앞서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30일 아프간 고위 관리의 말을 따 한국 정부가 2천만파운드(약 378억원)의 몸값을 전달했다는 소문이 있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고위관리는 “금액은 확인할 수 없지만 한국 쪽이 몸값을 탈레반에 지불한 것은 단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와 탈레반 모두 몸값을 통한 해결을 부인하고 있다. 그렇지만 탈레반이 그동안 여러 납치사건에서 거액의 몸값을 받고 인질들을 풀어준 점에 비춰 대가는 지불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아프간 피랍자 가운데 마지막 7명이 모두 석방된 31일 새벽 경기 성남시 분당에 있는 피랍자대책위 기자실에서 가족들이 국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성남/사진공동취재단

도쿄/김도형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