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이란 대통령 하세미 라프산자니
이란 최고지도자 선출·해임 권한
현정부 강경노선 견제구실 전망
현정부 강경노선 견제구실 전망
전 이란 대통령 하세미 라프산자니(73·사진)가 4일 강력한 성직자 기구인 ‘전문가회의’ 의장에 뽑혔다. 라프산자니는 이날 강경파 그룹의 아야톨라 아마드 자나티를 물리치고, 지난 7월 숨진 아야톨라 알리 메시키니의 뒤를 이어 전문가회의 의장에 당선됐다고 이란의 국영방송이 보도했다. 고위 성직자 86명으로 구성된 전문가회의는 이란 최고지도자를 선출하고 해임할 막강할 권한을 갖고 있는 비공개 기구다. 1989~97년 대통령을 역임한 라프산자니는 2005년 선거에서 현 대통령 마무드 아마디네자드에 패했다. 이란 의회와 혁명수호위원회의 이견을 조정하는 기구인 ‘국정조정위원회’의 의장이기도 한 라프산자니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정부의 외교·경제정책에 비판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피〉(AP) 통신은 라프산자니의 당선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이끄는 대서방 강경 노선에 대한 이란 내부의 반발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2월 지방선거에서도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쪽 인사들은 온건 보수파 인사들에게 고배를 마신 바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전문가회의는 공개 활동을 하지 않는 조직이다. 초대 최고지도자 호메이니가 숨진 뒤 1989년 후임으로 하메네이를 선출한 것 말고는 어떤 결정도 공개된 적이 없다. 그러나 라프산자니는 전문가회의 의장 당선 직전 “전문가회의가 좀더 적극적인 활동을 하게 될 것이며,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들이 공개될 날이 올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란 관영 통신 〈이르나〉(IRNA)가 보도했다. 그의 정치적 의욕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사진 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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