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서부 다르푸르의 알살람 난민촌을 방문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5일 환영나온 어린이들한테서 꽃을 받고 있다. 엘파시르/AP 연합
수단 난민촌 찾아간 반기문 총장
난민들과 20여분간 교감
친정부 시위탓 일정 축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본격적인 역량 시험대에 올랐다. 반 총장은 취임 전부터 최우선 과제로 뽑아온 다르푸르 사태와 관련해, 5일 수단 서부의 다르푸르 알살람 난민촌을 방문했다. 난민촌 주민 수천명은 이날 반 총장 도착 전에 모여들어, “환영, 환영, 반기문!”을 외쳤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주민들은 반군 지도자의 사진을 들고 있는 등 “흥분해 격해질 수 있는” 분위기였지만, 반 총장은 걱정하는 유엔 관계자들을 물리치고 ‘용기있게’ 그들의 환영을 받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반면 부유한 옷차림의 여성들 한 무리가, 이날 반 총장이 난민 지도자들을 만나기로 돼 있던 유엔평화유지군 기지 안팎에서 친정부 구호를 외치며 ‘유엔 반대’ 목소리를 냈다. 난민촌 주민은 아니라고 밝힌 이들은 “유엔이 정말 평화를 원한다면 반 총장은 모든 종류의 다르푸르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며 “회의장에 나온 사람들은 실제 난민이 아닌 반정부 단체 대표자들”이라고 주장했다. 다르푸르 사태는 북부의 친정부 아랍계 세력과 남부 아프리카 주민 사이의 갈등 속에서 4년 동안 최소 20만명이 숨지고, 200만명 이상의 난민을 발생시켰다. <뉴욕타임스>는 “반 총장이 넥타이를 풀고 유엔 평화유지군의 푸른 야구모자를 눌러쓰고 알살람에서 연설했다”며 “세심하면서도 격식을 차리는 반 총장이 환심을 살 수 있는 대중적 예절을 익히고 있다”고 전했다. 친정부 시위로 이날 일정은 대폭 축소됐다. 원래 1시간 예정이었던 알살람 방문 시간은 20분으로, 37명의 수행기자단은 5명으로 줄여서 운영했다. 보안 문제 때문이었다. 반 총장은 지난주 다르푸르 사태에 대해 △조속한 평화유지군 파병 △수단 정부와 반군 간 평화회담(10월 예정) △원조 정책을 뼈대로 하는 3단계 해법을 제시한 바 있다. 유엔군 파병과 평화회담을 꺼려왔던 수단 정부를 ‘당근과 채찍’으로 움직이게 하겠다는 것이다. 반 총장과 오마르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은 6일 다르푸르 폭력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한 새로운 평화회담을 10월27일부터 리비아에서 열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반 총장을 환영한 일부 난민촌 주민들은 “환영, 환영, 미국!”을 외치기도 했다. 반 총장을 미국과 동일시하는 시각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반 총장이 다르푸르 사태에서뿐만 아니라 총장직 수행에서 넘어야 할 가장 큰 숙제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친정부 시위탓 일정 축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본격적인 역량 시험대에 올랐다. 반 총장은 취임 전부터 최우선 과제로 뽑아온 다르푸르 사태와 관련해, 5일 수단 서부의 다르푸르 알살람 난민촌을 방문했다. 난민촌 주민 수천명은 이날 반 총장 도착 전에 모여들어, “환영, 환영, 반기문!”을 외쳤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주민들은 반군 지도자의 사진을 들고 있는 등 “흥분해 격해질 수 있는” 분위기였지만, 반 총장은 걱정하는 유엔 관계자들을 물리치고 ‘용기있게’ 그들의 환영을 받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반면 부유한 옷차림의 여성들 한 무리가, 이날 반 총장이 난민 지도자들을 만나기로 돼 있던 유엔평화유지군 기지 안팎에서 친정부 구호를 외치며 ‘유엔 반대’ 목소리를 냈다. 난민촌 주민은 아니라고 밝힌 이들은 “유엔이 정말 평화를 원한다면 반 총장은 모든 종류의 다르푸르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며 “회의장에 나온 사람들은 실제 난민이 아닌 반정부 단체 대표자들”이라고 주장했다. 다르푸르 사태는 북부의 친정부 아랍계 세력과 남부 아프리카 주민 사이의 갈등 속에서 4년 동안 최소 20만명이 숨지고, 200만명 이상의 난민을 발생시켰다. <뉴욕타임스>는 “반 총장이 넥타이를 풀고 유엔 평화유지군의 푸른 야구모자를 눌러쓰고 알살람에서 연설했다”며 “세심하면서도 격식을 차리는 반 총장이 환심을 살 수 있는 대중적 예절을 익히고 있다”고 전했다. 친정부 시위로 이날 일정은 대폭 축소됐다. 원래 1시간 예정이었던 알살람 방문 시간은 20분으로, 37명의 수행기자단은 5명으로 줄여서 운영했다. 보안 문제 때문이었다. 반 총장은 지난주 다르푸르 사태에 대해 △조속한 평화유지군 파병 △수단 정부와 반군 간 평화회담(10월 예정) △원조 정책을 뼈대로 하는 3단계 해법을 제시한 바 있다. 유엔군 파병과 평화회담을 꺼려왔던 수단 정부를 ‘당근과 채찍’으로 움직이게 하겠다는 것이다. 반 총장과 오마르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은 6일 다르푸르 폭력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한 새로운 평화회담을 10월27일부터 리비아에서 열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반 총장을 환영한 일부 난민촌 주민들은 “환영, 환영, 미국!”을 외치기도 했다. 반 총장을 미국과 동일시하는 시각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반 총장이 다르푸르 사태에서뿐만 아니라 총장직 수행에서 넘어야 할 가장 큰 숙제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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