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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인디펜던트 “이라크전쟁으로 메소포타미아 문명 파괴”

등록 2007-09-17 15:22

바빌론은 미군 기지로 신음…고고학자들도 약탈 나서
이라크 전쟁과 함께 유물 약탈이 지속되면서 고대 인류 문명의 발상지 가운데 한 곳인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파괴되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17일 인터넷판에서 고대 수메르의 도시국가였던 우르의 성벽이 군용차량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무너져 내리고 이 지역 지주들은 유물판매로 돈을 벌기 위해 메소포타미아 문명 유적지를 사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전역에 걸쳐 있던 메소포타미아 문명 가운데 남쪽에 위치해 있던 바빌로니아의 수메르 지역에서 특히 문명 파괴 행위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수메르 최초의 국가 우르(Ur)국이 세워졌던 이 곳은 이라크의 유적지 중에서도 인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으로 꼽힌다.

기원전 4천년경 건설된 이 도시에서 고대 수메르인들은 관개시설을 정비했고 농업과 금속세공업을 발전시켰다.

이 곳 왕족의 무덤에는 각종 보석과 금,남동석 도장, 노예들의 유골 등이 묻혀 있다.

그러나 지주들이 이라크 정부로부터 이 곳 땅들을 사들여 유물들을 파헤치고 판매하면서 고대 유적지는 그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 고고학자 훈련을 받았던 이들조차 이러한 약탈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이 고고학계의 주장이다.


대규모 밀매단체는 이들 유물 약탈자들을 고용해 트럭, 차량, 비행기, 보트 등을 동원, 이라크의 유물을 유럽, 미국, 아랍에미리트(UAE), 일본 등으로 실어나르고 있다.

고고학자들에 따르면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유물들을 판매하는 인터넷 웹사이트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유물 약탈을 막기 위한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라크 세관은 2005년 유물 판매업자 7명을 체포하고 수백점의 유물을 압수했다.

그러나 압수 유물을 바그다드의 박물관으로 운반하던 세관원 8명이 피살되면서 문명 파괴를 막기 위한 노력은 무위로 돌아갔다.

미군 주둔 역시 고대 문명 파괴의 요인이다.

미국은 바빌론의 미군 기지가 그 지역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자이납 바라니 미국 컬럼비아 대학 미술사학 교수는 "믿을 수 없다"며 이러한 주장을 일축했다.

바라니 교수는 "바빌론의 파괴는 광범위하며 돌이킬 수 없는 수준"이라며 "만약 미군이 이 지역을 보호하고자 했다면 미군 기지를 설치하는 대신 도시 주변에 보초를 세우는 편이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바논 출신 고고학자 조앤 파치아크는 "인류는 호화로운 집에서 유물을 수집하는 개인 수집가들의 즐거움 때문에 역사를 잃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녀는 또 "이라크 전쟁 기간이 길어질수록 수메르 문명에 대한 위협은 커진다"라면서 "어쩌면 우리 손자들 대에는 수메르 문명에 대해 배울 기회조차 없을 지도 모른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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