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 테이프 인터넷 공개…파키스탄 민중봉기 촉구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20일(현지시각) 새로 공개된 녹음테이프를 통해 파키스탄 국민에게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에 대한 민중봉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고 <에이피>(AP) 통신과 <시엔엔>(CNN) 방송 등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빈 라덴은 이날 테이프에서 “무샤라프가 지난 7월 이슬라마바드의 ‘붉은 사원(Lal Masjid)’을 점거했던 이슬람 시위대들을 군대를 동원해 유혈 진압함으로써 이단자로 전락했다”고 비난했다.
빈 라덴은 또 “붉은 사원 유혈진압 사태는 무샤라프가 이슬람에 대항해 미국을 돕는 짓을 계속하려 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면서 “따라서 파키스탄인들이 무장 봉기에 나서서 그를 제거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배신한 통치자를 몰아내는 것은 우리의 의무사항”이라며 무샤라프 축출을 거듭 촉구했다.
빈 라덴의 목소리를 담은 이 테이프는 이슬람 군사전문 웹사이트에 공개됐으며, 미국인 테러 전문가인 로라 맨스필드가 입수해 서방 언론에 알렸다.
이 테이프는 이날 파키스탄 선거관리위원회가 오는 10월6일을 차기 대통령선거일로 지정한 직후 공개됐다. 오는 11월15일 임기가 만료되는 무샤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다.
빈 라덴의 주장에 대해 파키스탄 군 대변인인 와히드 아샤드 중장은 “파키스탄 군은 어떤 위협에도 개의치 않고 테러와의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며 “우리 목표는 테러리스트와 극단주의를 뿌리뽑는 것”이라고 밝혔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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