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중 CNN 인터뷰서 ‘장기주둔’에도 반대 뜻
이라크 주둔 미군 10만명이 2008년 말까지 철군해도 된다고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이 7일 주장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탈라바니 대통령은 이날 〈시엔엔〉방송(CNN)에 출연해 “내년 말까지 10만명 이상이 여기로 되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렇지만 이라크의 북부와 남부, 중부 3곳에는 미군 기지가 남아서, 이라크 군의 훈련과 이라크의 안전 보장, 주변국의 이라크 내정 간섭 차단 등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쿠르드 출신인 탈라바니 대통령의 이런 주장은 미국이 제시한 철군 일정보다 훨씬 빠르고 규모도 큰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이런 철군 일정을 뒷받침할 구체적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데이비스 패트리어스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은 지난달 2008년 중반까지 16만5천 주둔 병력 가운데 2만~3만명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의회에 보고한 바 있다.
탈라바니 대통령은 철군 이후 남을 미군 기지 3곳이 “일정 기간”운영될 것이라며 상설 주둔기지가 되는 것을 반대했다. 그러나 게이츠 장관은 한국과 독일처럼 장기 주둔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전쟁 용역업체 블랙워터의 민간인 살상을 조사해온 이라크 정부의 조사위원회는 지난달 16일 블랙워터 요원에 의해 숨진 이라크인이 애초 조사 때보다 6명 늘어난 17명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 조사위원회는 블랙워터 요원들이 먼저 총격을 받지도 않았는데도 민간인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고 강조했다. 정부 대변인 알리 알다바그는 “이 보고서와 앞으로 나올 이라크-미국 공동위의 조사 보고서를 함께 충분히 검토해 블랙워터에 법적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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