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에 붙잡혀 있던 독일인 기술자와 아프가니스탄인 5명이 피랍 석달 만에 탈레반 수감자들과 맞교환하는 형식으로 풀려났다.
아프간 와르닥 지방정부의 모하마드 나이엠은 10일 “독일인 루돌프 블레히슈미트(62)와 함께 납치됐던 아프간인 5명이 카불 정부에 구금돼 있던 탈레반 수감자 5명과 맞교환됐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독일 외무부장관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는 성명을 통해 “기쁘고 마음의 짐을 덜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7월 한국인 23명이 납치되기 하루 전 아프가니스탄 중부지역 와르닥에서 납치됐다. 함께 납치됐던 다른 독일인 1명은 심장마비를 일으킨 뒤 탈레반에 의해 살해됐다.
애초 탈레반은 독일인 인질의 석방조건으로 아프간 주재 독일군 3천명의 철군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번 협상에서 독일 정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독일 외무부 대변인은 “독일 정부가 인질-포로 맞교환 성사를 위해 아프간 정부에 압력을 가했느냐”는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블레히슈미트는 아프간 텔레비전에 방영된 비디오에서 “아프간과 독일 정부가 나서 석방 협상을 벌여달라”고 호소한 뒤 이틀 만에 풀려났다.
지난 3월에도 탈레반에 붙잡힌 이탈리아인 1명이 탈레반 포로 5명과 맞교환 형식으로 풀려났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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