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12일 한 무슬림 소녀가 라마단 직후 시작하는 이드 알피트르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아침기도에 참석하고 있다. 자카르타/AP 연합
교황·성공회 수장·기독교계에 ‘공통의 단어’ 편지
“무슬림-기독교인 평화공존해야 세계평화 가능”
“무슬림-기독교인 평화공존해야 세계평화 가능”
“무슬림과 기독교인들의 평화공존 없이는 세계 평화란 불가능합니다. …이 문제에 세계의 미래가 걸려있는지도 모릅니다.”
11일 라마단(이슬람권의 단식월이자 성스러운 달)의 끝을 맞아 전세계 이슬람 지도자들이 기독교 지도자들에게 양 종교의 공통점을 지적하며 쓴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중동과 아시아, 아프리카와 유럽, 수니와 시아파 등 전세계 이슬람권을 대표하는 이맘(이슬람교 사원에서의 예배 인도자)과 학자 등 138명은 교황 베네딕트 16세와 영국 성공회 수장, 기독교 등에 보낸 ‘우리와 당신 사이의 공통의 단어’라는 제목의 편지를 11일 공개했다.
편지는 성경과 코란의 다양한 사례를 근거로 기독교와 이슬람의 유사성이 종교의 핵심적인 부분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편지는 또 기독교인들에게 “무슬림들을 종교에 근거해 탄압하지 말아달라”고 촉구하며 “코란은 유대인과 기독교인 예언자의 추종자들을 특별한 우정으로 대하라고 말하고 있다”며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요르단의 ‘왕립 알 알-바이트 이슬람 철학 연구소’가 취합해 보낸 편지는 아프가니스탄·이라크전 등 ‘테러와의 전쟁’이 기독교와 이슬람의 ‘문명의 충돌’로 비쳐지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 외에도, 전세계 이슬람의 권위자들이 최초로 한데 모였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슬람교는 전세계적으로 종교계를 대표하는 중앙 조직이 따로 없어, 교황 등을 정점으로 수직적인 조직체계가 있는 기독교와 대조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단체의 부재가 테러 등을 자행하는 근본주의자들이 ‘이슬람의 대표’를 자처할 수 있게끔 했다고 지적한다.
영국 <비비시>(BBC) 인터넷 판은 “이번 서명을 계기로 (그동안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던) 주류의 온건 무슬림 지도자들이 하나로 모여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틀이 드디어 마련됐다”며 “서명에 참여한 이들 하나하나가 수백만명의 추종자를 갖고 있는 저명인사들이라, 이들의 제안은 무게감이 크다”는 데이비드 포드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의 말을 전했다.
이번 문서는 총 29쪽으로, 작성자들이 공개한 영문 축약판은 아래와 같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이번 문서는 총 29쪽으로, 작성자들이 공개한 영문 축약판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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