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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란, 미국과 무력충돌 위기 고조 속 내부반발 ‘꿈틀’

등록 2007-10-27 19:16

미국 정부가 이란 정예군인 혁명수비대 등을 테러 지원세력으로 지목, 새 경제 제재를 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양국 간 무력충돌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이란은 이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30년 가까이 미국의 경제 제재에 묶였던 이란 경제가 이번 새로운 제재로 더 악화할 수 있고 이런 상황의 원인이 현 정권의 초강경 핵 프로그램 추진이라는 점에서 정부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이란의 신임 핵 협상대표 사이드 잘릴리는 27일 이란 관영 IRNA 통신과 인터뷰에서 "새로운 제재로 미국은 고립을 자초할 것"이라며 "미국은 28년간 이란을 제재해 왔고 이번에도 별다를 게 없다"고 호언장담했다.

또 이라크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미국에 이란을 공격할 여력이 없으며 이란과 군사적 충돌을 빚는다면 국제 유가가 급등, 세계 경제가 흔들릴 우려가 있는 만큼 미국이 섣불리 군사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란 정부 내부의 분석이다.

이란 최고지도자의 군사 보좌관 겸 전(前)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인 야흐야 라힘 사파비는 "미국은 군사행동이 유가 급등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전쟁이 없어도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할 텐데 전쟁이 나면 200달러가 넘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현 사령관인 오하마드 알리 자파리 대장은 "미국의 전쟁설은 과장된 것일 뿐"이라며 "미국이 공격한다면 우리는 더 강한 공격으로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무스타파 무르모함디 이란 내무부 장관도 "미국의 공격 가능성은 아주 작다"며 "미국은 전쟁을 시작할 수는 있지만 자기 손으로 끝내지는 못하리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전쟁설을 일축했다.

중국과 러시아 등이 양국 간 대화를 촉구하는 것도 무력충돌 가능성을 낮추는 중요한 요소다.


이는 미국 뿐 아니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對) 이란 제재안 결의를 '휴지조각'으로 치부하면서 '마이 웨이'를 고집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미국의 이란 핵시설 폭격이나 이번 경제 제재의 효과가 적더라도 정부에 불만을 품은 이란 민심의 동요는 현 이란 정권에 가장 부담이 되는 불안요소다.

이란 정부는 "자신이 있다"는 말을 반복하지만 휘발유 가격 인상과 배급제, 실업률 상승 등 생활고를 직접 겪어야 하는 이란 국민의 반정부 감정은 차곡차곡 '충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 정부 들어서만 2년 사이에 핵 문제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두 차례를 포함, 이번까지 4차례 경제 제재를 당한 이란 정부와 민심 사이에는 상당한 '온도차'가 감지된다.

반정부 성향의 단체인 '이슬람 이란 참여전선'이 27일 개최한 행사에서 모센 마르다마디 사무총장은 "정부는 모험적인 정책을 포기하라"며 핵 프로그램 강행을 재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AP통신은 한 테헤란 시민이 "왜 이란 정부가 팔레스타인이나 이라크처럼 상관없는 문제를 고집하는 지 모르겠다"며 "국내에도 너무나 많은 문제가 있지 않는가"라고 말했다는 인터뷰를 보도했다.

테헤란에 거주하는 한 교민은 "현 정부의 폐쇄적이고 원리ㆍ원칙적인 정책에 이란 국민이 무척 불만스러워 한다"며 "고통을 직접 겪어야 하는 국민은 아무리 명분이 좋다고 해도 국제사회와 마찰을 빚기만 하는 정부의 편에 설 리 없다"고 민심을 전했다.

현 정부에 대한 이러한 이란 국민의 불만은 내년 있을 총선에서 그 정도가 정치적 의사로 표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훈상 특파원 hskang@yna.co.kr (두바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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