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바라데이 사무총장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 ‘강경대응’ 주장 반박
“폭격 뒤 의문 제기는 잘못” 미·이스라엘 태도 비판
“폭격 뒤 의문 제기는 잘못” 미·이스라엘 태도 비판
최근 미국에서 북한과 시리아의 핵협력설, 이란의 핵개발 의혹에 대한 강경대응 주장이 높아가는 데 대해 전세계 핵개발을 감시하고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고 책임자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사진) 사무총장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28일 〈시엔엔〉(CNN)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시리아 폭격이 국제 관례를 무시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시리아가 핵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면 조사권이 있는 우리한테 먼저 와야 한다”며 “먼저 폭격을 한 뒤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6일 시리아의 핵개발 관련 시설에 북한이 지원한 핵물질이 보관돼 있다며 폭격을 감행했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이스라엘과 미국 어느 쪽도 이스라엘이 폭격한 시설이 비밀 핵시설이라는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다며, 이 시설이 북한과 관련됐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란의 핵개발 의혹에 대해서도 ‘증거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란이 (핵의) 무기화 연구를 했을 수 있다는 정보가 있고, 아직 의문은 남아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란이 무기로 바로 쓸 수 있는 핵물질을 보유한 것을 확인했나? 아니다. 활발한 무기화 프로그램을 확인했나?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할 능력을 보유하려는 게 분명하다며, 지난 25일 이란 혁명수비대와 국영은행이 미국 금융기관 등과 거래할 수 없도록 제재했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특히 이날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무력으로 사태를 해결하는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충돌이나 충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무척 우려스럽다”며 “협상과 조사를 통하는 것만이 장기적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동은 혼란 그 자체며, 거기에 기름을 끼얹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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