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국, 이란에 ‘핵’해법 제안
걸프만 국가들이 이란 핵 문제 해결 방안으로 공동 우라늄 농축시설 건립을 이란에 제안했다고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인 사우드 알파이잘 왕자가 밝혔다.
사우드 장관은 영국 언론 회견에서 “우리는 참여국들을 위한 우라늄 농축시설을 만드는 방안을 (이란 핵 문제) 해법으로 제시한 상태”라며 이란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그는 “컨소시엄은 참여국들한테 필요한 만큼 농축 우라늄을 배분하고, 이것이 핵무기 제조에 쓰이지 않도록 보장할 것”이라며, 이란은 “흥미롭다”는 견해를 밝혔지만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랍에미리트연합·카타르·바레인·오만·쿠웨이트 등 걸프협력위원회(GCC) 회원국들은 공동으로 원자력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사우드 장관이 공개한 이란에 대한 제안은 여기에 이란을 끌어들여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컨소시엄의 우라늄 농축시설은 스위스와 같은 중동 바깥 지역에 건설할 것을 제안했다. 이란은 과거 서방과 중동 국가들한테 원자력발전 컨소시엄을 구성하자고 제안하기도 했지만, 핵무기 제조에 이용될 수 있어 가장 민감한 부분인 우라늄 농축시설을 이란 밖에 두자는 제의는 거부한 바 있다.
한편,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중동에서 각국이 앞다퉈 원전 건설에 나서, 핵 문제가 지역안정에 또다른 위협 요소로 등장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여러기의 원전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히며 “국가 안보”를 언급했다. 알제리와 예멘, 모로코도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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