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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마르케스 소설 판금조치 역으로 관심 고조

등록 2007-11-18 09:12

(테헤란 AP=연합뉴스) 이란 정부가 남미 대륙의 대표적인 작가로 꼽히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을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판금조치를 내린 후 이 소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고 출판업자들이 17일 말했다.

이란 문화부는 마르케스의 작품 '나의 슬픈 창녀들에 대한 추억'이 '나의 슬픈 연인들에 대한 추억'으로 제목 일부분을 살짝 바꾼 번역본의 출판을 허가했다가 초판 5천부가 팔린 후에야 판금조치를 취했다.

모하마드 호세인 하란디 문화부 장관은 부하직원들의 "부주의"를 질책하면서 책임자는 해고 처분을 받았다고 밝히고 "앞으로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한 것으로 반관영 파르스 통신이 보도했다.

까다로운 감시망을 뚫고 서점가에 나온 번역본은 3주 만에 초판 5천부가 매진되는 인기를 누렸으나 이슬람 보수파 인사들이 소설의 원래 제목과 내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문화부가 뒤늦게 부랴부랴 진화에 나선 것이다.

번역본을 출간한 닐루파르 출판사의 한 관계자는 사안의 민감성을 이유로 익명을 전제로 초판이 매진됐으며 당국으로 부터 2판 인쇄금지통보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당국의 판금 조치는 역으로 이제까지 무관심했던 잠재독자들의 관심까지 불러 일으켜 암시장에서 책값이 2배로 뛰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독자 아마드 아비시(28)는 암시장에서 문제의 번역본을 3만5천 리알(3.70달러)에 구입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정가 1만5천 리알 보다 2배 이상 비싼 가격이다.

아비시는 "소설의 내용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정부가 판금을 할 때는 틀림없이 무엇인가 재미있는 것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호기심에서 책을 구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반(反) 이슬람 정서의 문화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온 이란 정부는 특히 지난 2005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취임을 계기로 출판물, 영화, 음악에 대해 까다로운 기준을 정해놓고 검열을 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제의 작품은 창녀촌을 뻔질나게 출입해 온 한 노인이 90세 생일 날 14세 창녀와 '광란의 사랑'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가 막상 천진난만하게 잠들어 있는 어린 창녀의 모습을 보면서 인생의 말년에 비로소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된다는 줄거리를 갖고 있는 마르케스의 2004년 작품이다.

지난 1982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마르케스의 작품은 이란에서 인기가 높은 데 노벨상 수상작 '백년동안의 고독'을 비릇하여 '콜레라가 창궐하던 시기의 사랑'등이 번역본으로 나왔다.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 절친한 관계를 유지하는 등 남미대륙의 대표적인 좌파작가로 꼽히는 마르케스는 콜롬비아에서 태어났으나 멕시코에 거주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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