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유럽연합(EU)이 지난달 30일 영국 런던에서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협상을 벌였지만 별다른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사실상 결렬됐다.
이날 EU 하비에르 솔라나 정책의장과 만난 사이드 잘릴리 이란 핵협상 대표는 협상 뒤 취재진에게 "오늘 만남은 긍정적인 자세로 임했고 좋았다"면서도 "5시간 동안 협상에서 나는 더 많은 것을 원했기 때문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음달 다시 만나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서방 언론은 협상 전 이번 협상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세 번째 대(對) 이란 핵 제재안 결의가 임박한 상황에서 열리는 만큼 안보리의 결의 전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고 보도했었다.
특히 잘릴리 대표가 지난달 22일 기자회견에서 "나는 이번 회담에서 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겠다"고 말해 이번 런던 협상에서 주목할 만한 합의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감돌았다.
잘릴리 대표는 그러나 "두 번의 유엔 제재로 무엇이 달라졌는가"라고 반문하며 "이란은 유엔이 두 차례 제재안을 결의하는 동안 가장 위대한 (핵) 기술 발전을 이뤄냈다"고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지난해 12월23일 유엔 안보리의 첫 대이란 핵 제재안 의결에 앞서 그해 6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과 독일(P5+1)은 이란에 기술ㆍ정치적 인센티브를 제안했지만 이란이 이를 거부하면서 현재까지 1년 반 동안 서방과 이란의 긴장이 계속됐다.
강훈상 특파원 hskang@yna.co.kr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hskang@yna.co.kr (두바이=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