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어린이들의 삶을 그린 영화 '카이트 러너(The Kite Runner)'에 출연했던 어린이 배우들이 고국을 떠나 아랍에미리트연합(UAE)으로 피신했다고 BBC 인터넷판이 7일 보도했다.
파라마운트 영화사의 독립영화 자회사인 파라마운트 밴티지는 '카이트 러너'의 미국 개봉을 앞두고 이 영화에 출연했던 4명의 어린이들을 지난 주 UAE로 피신시켰다고 밝혔다.
파라마운트 밴티지는 성명을 통해 "어린이 배우들은 최근 아프간을 떠났으며, 이는 이들의 안위를 우려한 비정부기구와 현지 전문가들의 충고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카이트 러너'는 아프간 출신의 미국 소설가 칼레드 호세이니가 구 소련의 아프간 침공과 탈레반 세력 확장 당시 어린이들의 비참한 삶을 그린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그런데 이 영화에 담긴 동성 아동 성폭행 장면이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을 자극해 어린이 배우들에게 해를 입힐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또 이 영화에는 아프간 내 다수인 순니파 파슈툰족 소년들이 소수 종족인 시아파 하자라족 소년을 폭행하는 장면까지 들어 있어 종족 간 갈등을 초래할 소지가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로 인해 제작사와 배급사는 이 영화의 미국내 상영을 6주 가량 미뤄왔고 오는 14일 개봉을 앞두고 결국 배우들을 국외로 피신시키기에 이르렀다.
제작사측은 "배우들의 안전 문제는 우리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는데 그들이 안전한 장소로 이동해 기쁘다"고 덧붙였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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