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토 사망 원인은 선루프 충격 때문”
파키스탄 내무부는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 암살 배후로 알-카에다와 탈레반을 지목했다.
자베드 이크발 치마 파키스탄 내무부 대변인은 28일 저녁 기자회견을 갖고 그 동안의 수사 내용을 발표했다.
치마 대변인은 "부토 사망 직후 통화 내용을 감청한 결과 알-카에다 등 무장단체가 이 나라를 망가뜨리려했다는 반박할 수 없는 증거가 발견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녹음된 통화내용에는 파키스탄-아프간 무장단체 사령관인 바이툴라 메수드가 비열한 행동을 성공시킨 사람들에게 전하는 축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고 덧붙였다.
치마 대변인은 메수드가 알-카에다의 지도자이며 지난 10월 부토의 귀국 축하행렬에서 발생한 자살폭탄에도 연루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까지 파키스탄-아프간 국경지대에서 활동중인 친(親) 탈레반 무장단체의 사령관으로 알려져 왔으며, 부토의 귀국 직전 자살폭탄 테러범을 보내 환영하겠다고 공언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내무부는 이어 사건 당시 녹화된 화면을 분석한 결과 부토 전 총리의 직접적인 사인은 범인이 쏜 총탄이나 폭발물 파편이 아니며 폭발을 피하기 위해 선루프 안쪽으로 몸을 숨기려다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부토의 사망 원인은 범인의 총격과 이어 터진 폭탄의 파편 등으로 알려졌었다.
한편 알-카에다의 아프가니스탄 사령관 겸 대변인중 하나로 꼽히는 무스타파 아부 알-야지드는 이탈리아 민영 통신사인 AKI와 전화 통화에서 이번 암살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주장했다.
알-야지드는 "무자헤딘 척결을 공언했던, 가장 소중한 미국의 자산을 제거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홍콩의 아시아 타임스와 통화에서도 파키스탄에서 활동중인 이슬람 무장세력인 라스카르-이-잔그비(LIJ, 장의 군대)가 알-카에다의 명령에 따라 이번 암살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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