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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케냐 소요 사태로 한국교민 외출도 못하고 불안”

등록 2008-01-04 09:19

현지교민…“식료품 매진, 무정부 상태”
지난달 27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 결과를 놓고 종족 간 무력충돌이 벌어져 수백여명이 숨지는 사태가 벌어진 케냐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들은 불안감 속에서 가슴 졸이며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수도 나이로비에서는 빈민가를 중심으로 폭동이 일어나면서 3일(현지시간) 오전 시내로 통하는 도로가 전면 차단됐고, 선거결과에 승복하지 못한 야당 인사와 지지자들은 시내 공원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현지 교민들은 전했다.

나이로비 웨스트랜드 지역에서 4년째 살고 있는 박종호(33.요리사)씨는 최근 벌이지고 있는 폭동사태로 도시 전체가 무정부 상태에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날 연합뉴스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작년 12월29일 오후 6시 대통령 선거결과가 발표된 다음날 부터 빈민가를 중심으로 폭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며 "방화와 강도, 심지어 무자비한 살인이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며칠 전에는 나이로비 시내 근처에 있는 한 한국식당은 폭동을 피해 도망쳐 온 현지인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아수라장이 됐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다행히 교민들이 크게 다쳤다는 얘기는 못 들었다"고 전했다.

현재 나이로비에는 개신교 선교사 수백명을 비롯해 개인사업이나 식당을 하는 교민 500∼600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으며 케냐 전체의 한국 교민은 7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박씨는 "나이로비에 있는 한국대사관에서 비상연락망 체제를 가동하며 뉴스와 주의사항을 실시간 문자메시지로 보내 주고 있다"며 "지금도 식료품 비축 및 외출자체를 당부하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한국인 피해는 없지만 식료품 상점에 쌓인 물품이 모조리 바닥나고 교통수단마저 끊기면서 교민 대부분이 회사나 상점의 문을 닫은 채 집에 머물면서 소요사태가 잠잠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박씨는 "어제 집 근처 식료품점에 갔는데 우유과 고기, 야채는 이미 떨어진 상태로 제대로 된 먹을거리를 찾을 수 없었다"며 "내가 일하는 일식집도 거리에 나서기를 꺼리는 종업원들이 출근하지 않아 이틀째 문을 닫았다"고 했다.

그는 "개표방송 내내 야당후보인 라일라 오딩가가 계속 앞서다 갑자기 개표방송이 중단된 뒤 발표된 선거결과에서 음와이 키바키 현 대통령이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지인들은 선거결과에 큰 불만을 품고 있으며 폭동으로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케냐에서는 언론 통제가 심해 현지 언론을 통해서는 좀체 뉴스를 접하기 힘든 상황이다. 소요사태가 계속된다면 한국 교민들의 안전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양정우 기자 eddi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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