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 공격으로 18명 사망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협상을 독려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 군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18명이 사망하고, 40여 명이 다쳤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군은 15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로켓공격을 하는 거점으로 알려진 가자시티 동쪽의 자이툰 마을에서 무장요원을 소탕하는 작전을 벌였다.

탱크와 불도저를 앞세우고 자이툰 마을에 진입한 이스라엘 군은 헬기의 엄호를 받으며 저항하는 무장요원들과 교전해 민간인 여러 명을 포함해 최소 18명을 숨지게 했다.

이 같은 인명피해 규모는 재작년 11월 이스라엘 군의 탱크 포탄이 가자지구 북부의 한 민가에 떨어져 일가족 18명이 몰살된 이후 단일 건수로는 최대이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이스라엘 군이 탱크를 앞세워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바람에 인명피해가 컸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실제로 사망자 중 최소 7명은 단 한차례의 탱크 포격에 희생됐으며, 이스라엘 군은 밀집 거주 지역인 자이툰 마을에 여러 발의 탱크 포탄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레게브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이번 작전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지난 수 개월 간 이스라엘에 지속적으로 로켓 공격을 한 것에 따른 결과라며 책임을 무장세력에 돌렸다.

알-자지라 방송은 탱크 포격으로 사망한 사람 중에는 하마스가 주도했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내각에서 외무장관을 지낸 마흐무드 알-자하르의 아들 후삼 자하르(24)와 민간인 3명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에 반대하는 자하르 전 장관은 2004년 이스라엘의 암살 공격을 받고도 목숨을 건졌지만 당시 큰 아들을 잃었다.

하마스는 사흘 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하면서 이스라엘에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혀 보복공격에 나설 계획임을 시사해 양측 간의 공방이 격화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하마스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스라엘과 평화협상을 추진하는 마흐무드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은 이스라엘 군의 이날 작전을 학살로 규정하며 비난하고 나섰다.

압바스 수반은 요르단강 서안의 라말라에서 기자들에게 "오늘 일어난 일은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대학살 사건"이라며 "이런 학살은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지난해 6월 치안통제권을 장악한 가자지구를 수시로 공격해 많은 인명피해를 야기하고 있지만 이를 막을 역량이 있는 미국은 오히려 자위권을 거론하며 이스라엘을 두둔하고 있다.

AFP는 부시 대통령이 작년 11월 아나폴리스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협상을 형식적으로나마 되살린 이후 지금까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115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다.

한편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요원이 가자지구 인근의 이스라엘 키부츠 농장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던 에콰도르인 1명을 저격해 숨지게 했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가 전했다.

(카이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