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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라크 저항세력, 정신지체 여성 자폭테러 이용 충격

등록 2008-02-02 18:54

“남 폭테러 자원자 감소 vs 전술 변화” 해석 엇갈려
1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2건의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 200여명의 사상자를 냈다.

최근 들어 최악의 유혈사태인 이번 폭탄테러가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테러를 자행한 자살폭탄테러범이 정신지체 여성이라는 점으로 저항세력이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은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사건 뒤 이라크 보안군의 카심 알-무사위 준장은 바그다드 중심가 2곳의 시장에서 잇따라 폭탄테러를 저지른 두 여성이 정신지체인으로 이들은 자신이 자폭테러에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무사위 준장에 따르면 두 여성은 각각 무게 15㎏의 폭발물이 장착된 벨트를 차고 있었고 폭발물은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원격 조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미군은 이번 사건을 '자폭테러'로 규정하면서 여성 자폭테러범이 스스로 폭탄을 작동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이라크 보안군과 미군 측의 설명이 다소 엇갈리는 데다 저항세력의 '비인간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선전전'의 일환일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정신지체인을 자폭테러에 사용한 게 사실이라면 저항세력은 비난의 눈총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정신지체인을 '성스러운 전쟁(지하드)'에 끌어들인 행위는 성전의 본뜻을 왜곡하고 이슬람의 근본 정신을 훼손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

무슬림에게 성전은 자기를 방위하고 정의, 자유, 평화를 회복하는, 합법적이고 정당한 수단으로 성전에서 목숨을 잃은 전사는 순교자로서 천국행을 보장받는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용의자인 두 여성이 순교자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자신이 테러에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거나 자폭테러범으로 자원했다고 하더라도 정신지체인의 판단력을 감안할 때 과연 스스로의 의지로 볼 수 있을지 의문시되기 때문이다.

저항세력이 여성, 특히 정신지체인까지 자폭테러에 이용하게 된 배경과 관련해 자폭테러범을 자원하는 남성이 줄어들면서 이른바 '신병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과 강화된 검문을 회피하기 위한 전술적 변화라는 분석이 엇갈린다.

이라크에서는 작년 11월 이래 최소 4차례 이상 여성을 동원한 자폭테러가 발생하는 등 여성이 자폭테러에 투입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작년 초에는 테러범이 차량 뒷 좌석에 어린이를 태워 검문소를 통과한 뒤 폭탄을 터뜨리는 등 어린이마저 자폭테러에 동원하고 있다.

황철환 기자 hwangc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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