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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권력 분점’ 케냐 곳곳에 ‘갈등’ 불씨

등록 2008-02-29 20:26수정 2008-02-29 20:31

므와이 키바키 케냐 대통령(왼쪽)과 야당 오렌지민주운동의 라일라 오딩가 대표가 28일 권력분점에 합의한 뒤, 수도 나이로비에서 합의 사실을 밝히고 있다. 나이로비/AP 연합
므와이 키바키 케냐 대통령(왼쪽)과 야당 오렌지민주운동의 라일라 오딩가 대표가 28일 권력분점에 합의한 뒤, 수도 나이로비에서 합의 사실을 밝히고 있다. 나이로비/AP 연합
대통령·총리 국정 권한 모호…경제정책도 대립 불가피
“여정은 이제 시작됐다.”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은 28일 자신의 중재로 케냐 여·야 지도자들이 권력 분점 협상 합의문에 서명한 뒤 이렇게 말했다. 두달간 사망자 1500명, 난민 60만명을 낳은 유혈 사태 해결이 결코 쉽지 않다는 뜻이다.

므와이 키바키 케냐 대통령과 야당 지도자 라일라 오딩가 오렌지민주운동(ODM) 대표가 서명한 이번 합의문의 뼈대는 헌법 개정을 통한 총리 자리 신설과 연립 정부 구성이다.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였던 키바키 대통령이 대선에서 그에 맞섰던 오딩가 쪽에 총리 자리를 넘겨 권력을 나눠갖기로 한 것이다. 오딩가는 서명 뒤 “오늘 우리는 국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합의문에 서명했다”며 “앞으로 이 나라에서 종족이라는 괴물을 없애버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새 정부가 3월 셋째주께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불씨는 곳곳에 남아 있다. 당장 신설된 총리의 권한이 “국정을 책임진다”고만 명시돼 해석을 둘러싼 마찰이 불가피해 보인다. 영국 〈가디언〉은 29일 대통령과 총리가 중요 사안을 두고 갈등을 빚으면, 누가 결정권을 갖는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키바키와 오딩가가 2002년 함께 정부를 구성했다가 3년도 안돼 헤어진 전력도 이런 우려를 뒷받침한다.

경제 정책을 둘러싼 갈등도 예상된다. 미국식 경제 개혁을 이끌어온 키바키가 성장에 주력해온 반면, 오딩가는 분배에 관심이 더 많다. 인구의 50%를 웃도는 케냐의 빈곤층은 지역 최고 수준인 6%대의 경제성장에서 소외돼 왔고, 이들의 분노는 사태를 악화시킨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비비시〉(BBC) 방송은 케냐 여·야가 이밖에도 △내각 구성 △권력의 탈중앙화 △부패 문제 등에서 갈등을 빚을 것이라고 내다보며, 동아프리카에서 정치·경제적으로 선두를 달려왔다는 이 나라에서 다시 평화가 찾아오려면 강한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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