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무자비한 군사 공격으로 1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최소 32명이 사망하는 등 팔레스타인인들의 희생이 크게 늘고 있다.
이스라엘 군은 이날 새벽부터 가자지구 북동쪽에 위치한 자발리야 난민촌에 지상군 병력을 투입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을 소탕하는 작전을 벌였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적어도 32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 군이 발사한 미사일이나 로켓탄 등에 맞아 사망하고 70여 명이 부상했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가자지구에서 홀로코스트를 능가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스라엘 군이 가자지구에서 진행하는 작전을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대량학살로 규정했다.
홀로코스트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유대인을 학살한 것을 뜻한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이날 작전에 참가했던 군인 5명이 부상했다며 2명의 이스라엘 병사가 사망했다는 알-자지라 방송의 보도를 부인했다.
이스라엘 군은 폭발물을 설치하거나 적대행위에 가담한 최소 15명의 팔레스타인 무장요원을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사망자 중에는 이스라엘 군이 발사한 미사일이 가옥에 떨어지면서 목숨을 잃은 의사와 어린이 4명, 부녀자 3명 등 최소 16명의 민간인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발리야는 이스라엘에 로켓공격을 하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의 활동거점으로 알려진 곳이다.
이스라엘 군은 지난달 27일 팔레스타인 측의 로켓 공격으로 자국민 한 명이 사망하자 팔레스타인 무장요원들과 이들의 은신처를 파괴하기 위한 대대적인 공격을 퍼붓고 있다.
지난 나흘 간 막강한 화력을 앞세운 이스라엘 군의 공격으로 6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고, 부상자 수도 200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마탄 빌나이 이스라엘 국방부 부장관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을 겨냥한 "확대된 작전"을 진행하고 있을 뿐이라며 2005년 9월 주둔 병력을 철수시킨 가자지구를 재점령하기 위한 작전을 시작했다는 일각의 추측을 일축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는 이집트 정부가 이스라엘 군의 가자 공격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메나(MENA) 통신이 보도했다.
아흐메드 아불 가이트 이집트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무력을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이스라엘의 과도한 무력사용이 평화 분위기를 해치고 폭력의 악순환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마스와 대립하고 있는 압바스 수반의 측근인 사이브 에레카트는 이스라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이집트 정부가 이번 사태에 개입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가자 주민들은 29일 금요 기도회를 마친 뒤 이스라엘의 공격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를 펼쳤다.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이끌고 있는 이스마일 하니야 전 자치정부 총리는 가자시티의 한 모스크에서 연설을 통해 가자지구는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미치광이들의 전쟁"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고 이집션 가제트는 전했다.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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