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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영어 공용어’ UAE, 정체성 상실 우려

등록 2008-03-10 17:14

공공기관서 아랍어 공식언어 사용 의무화

아랍어와 함께 영어가 사실상 공용어나 다름없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정부는 9일 모든 공공기관 및 시설에서 아랍어를 반드시 공식언어로 써야 한다고 밝혔다.

UAE 정부는 엄연히 외국어인 영어를 아랍어보다 자주 사용하면서 국가의 정체성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는 국내 학계의 의견을 존중, 아랍어 사용을 강조하는 방침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외국인이 전체 인구의 80%에 달하는 UAE는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민간 부문은 물론 공공 기관에서까지 영어가 사실상 공용어로 쓰이는 형편이다.

하지만 UAE의 저명한 학자들을 중심으로 이슬람의 성전인 코란을 기록한 아랍어를 지금처럼 점점 멀리하면 종교ㆍ민족적 정체성마저 잃어버릴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며 아랍어 사용을 강조하는 여론이 일었다.

`아랍어 보호 운동'을 주도한 UAE 알-아인 대학의 데브티삼 알 카트비 교수는 "독일, 프랑스, 일본을 보면 그들도 외국어를 쓰지만 직장에선 자국어 외엔 거의 쓰지 않는다"며 아랍어 사용 결정이 공공 부문 뿐 아니라 민간 부문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결정은 아랍어를 공용어로 명시한 UAE 헌법에도 부합하고 지금의 불균형을 바로 잡는 것"이라며 "내가 아는 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UAE만큼 외국어가 정부 시설까지 침투하진 않았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의 비율이 특히 높은 UAE 두바이에선 지난 2006년 택시 위에 달린 `TAXI'라는 불빛의 표기를 영어할 지 아랍어로 해야하는 지 논쟁이 일기도 했지만 결국 영어로 표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강훈상 특파원 hskang@yna.co.kr (두바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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