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투표행렬 장사진...선거열기 ‘후끈’
짐바브웨가 대선 투표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29일 전국에 설치된 9천여개 투표소에는 오전 7시 투표가 시작되자 마자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일부 투표소에서는 전날 자정부터 유권자들이 몰려나와 수백m씩 길게 행렬을 이룬 채 밤을 지새우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들이 전했다.
◇투표 순조롭게 진행 이날 투표는 큰 사고없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다만 국회(하원), 상원, 지방의원 선거와 함께 치르는 선거이다보니 유권자들이 4장의 투표용지를 받아들고 투표를 하느라 시간이 지체되기도 했다.
또 이날 새벽 제2의 도시 불라와요에서는 지방의원 선거에 출마한 여당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연맹-애국전선(ZANU-PF) 후보의 집에서 폭탄이 터지면서 선거 폭력사건 1호로 기록됐으나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수도 하라레에서 남쪽으로 30㎞ 떨어진 곳에 위치한 티퉁기자에서 투표를 마친 리처드 무테지(25)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변화를 이뤄내기 위해 투표를 했다"면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되기를 바란다. 이 것이야 말로 나라가 전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경비원(35)은 "상황이 너무 나쁘기 때문에 투표를 하려고 한다"면서 "아마도 이번 선거는 그러한 상황을 바꾸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2시간을 넘게 걸어 하라레 빈민가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선거 감시에 나선 짐바브웨선거지원네트워크의 노엘 쿠투타 대표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 어느 때보다 투표 참여율이 높은 것 같다"면서 "흥분된다"고 전했다. ◇"부정만 없으면 우리가 승리" 관영 신문 더 헤럴드는 전날 무가베 대통령이 56∼57%의 득표율로 모건 창기라이 민주변화동맹(MDC) 총재와 심바 마코니 전 재무장관을 꺾고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는 짐바브웨대학 정치학과의 예측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야권은 무가베가 개표 조작을 통한 선거 승리를 뒷받침하기 위한 술수로 치부하고 있다. 두 후보측은 무가베 대통령이 60% 가량 득표를 한 것으로 조작, 결선투표 없이 대선 승리를 선언하려고 획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오전 투표를 마친 창기라이 후보는 대선 승리를 자신하면서도 새로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북부 우줌바-마람바-풍그웨 지방에서 100만명에 달하는 유령 유권자를 확인했다"면서 "또 중부 마쇼나란드에서는 33개의 유령 투표소가 존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서방 선거감시단의 입국이 거부된 가운데 짐바브웨에서 선거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 선거감시단의 한 관계자는 "많은 우려 사항들이 존재한다"면서 부정선거가 자행될 소지가 높음을 시사했다. 무가베 대통령은 이날 하라레의 한 초등학교에서 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우리는 선거를 조작하지 않는다. 내가 만약 선거에서 기만행위를 한다면 양심상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경 비상 경계태세..팽팽한 긴장감 짐바브웨 보안군과 경찰은 무가베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전날부터 비상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주민들은 하라레 거리 곳곳에서 전날 밤 장갑차와 물대포차를 앞세운 일단의 군인들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또 지난 27일 불라와요 외곽지역에서는 군 헬기 2대가 한참 동안 상공을 선회한 데 이어 중무장한 군인들을 태운 트럭과 물대포차가 거리를 순찰하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SW라디오 아프리카가 보도했다. 군.경이 비상경계에 돌입한 명분은 선거 후 폭력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나 주민들은 이를 무력시위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앞서 짐바브웨 보안군 예비역 장성들은 야권 후보들이 선거에서 이길 경우 쿠데타를 일으키겠다고 공언했었다. 또 현직 경찰청장은 "서방의 지원을 받는 꼭두각시들이 짐바브웨를 통치하도록 용인하지 않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권정상 특파원 jusang@yna.co.kr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선거 감시에 나선 짐바브웨선거지원네트워크의 노엘 쿠투타 대표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 어느 때보다 투표 참여율이 높은 것 같다"면서 "흥분된다"고 전했다. ◇"부정만 없으면 우리가 승리" 관영 신문 더 헤럴드는 전날 무가베 대통령이 56∼57%의 득표율로 모건 창기라이 민주변화동맹(MDC) 총재와 심바 마코니 전 재무장관을 꺾고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는 짐바브웨대학 정치학과의 예측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야권은 무가베가 개표 조작을 통한 선거 승리를 뒷받침하기 위한 술수로 치부하고 있다. 두 후보측은 무가베 대통령이 60% 가량 득표를 한 것으로 조작, 결선투표 없이 대선 승리를 선언하려고 획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오전 투표를 마친 창기라이 후보는 대선 승리를 자신하면서도 새로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북부 우줌바-마람바-풍그웨 지방에서 100만명에 달하는 유령 유권자를 확인했다"면서 "또 중부 마쇼나란드에서는 33개의 유령 투표소가 존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서방 선거감시단의 입국이 거부된 가운데 짐바브웨에서 선거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 선거감시단의 한 관계자는 "많은 우려 사항들이 존재한다"면서 부정선거가 자행될 소지가 높음을 시사했다. 무가베 대통령은 이날 하라레의 한 초등학교에서 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우리는 선거를 조작하지 않는다. 내가 만약 선거에서 기만행위를 한다면 양심상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경 비상 경계태세..팽팽한 긴장감 짐바브웨 보안군과 경찰은 무가베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전날부터 비상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주민들은 하라레 거리 곳곳에서 전날 밤 장갑차와 물대포차를 앞세운 일단의 군인들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또 지난 27일 불라와요 외곽지역에서는 군 헬기 2대가 한참 동안 상공을 선회한 데 이어 중무장한 군인들을 태운 트럭과 물대포차가 거리를 순찰하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SW라디오 아프리카가 보도했다. 군.경이 비상경계에 돌입한 명분은 선거 후 폭력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나 주민들은 이를 무력시위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앞서 짐바브웨 보안군 예비역 장성들은 야권 후보들이 선거에서 이길 경우 쿠데타를 일으키겠다고 공언했었다. 또 현직 경찰청장은 "서방의 지원을 받는 꼭두각시들이 짐바브웨를 통치하도록 용인하지 않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권정상 특파원 jusang@yna.co.kr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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