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범죄율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대통령 관저마저 도둑들에 털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8일 남아공 공영방송 SABC에 따르면 지난 주말 연휴 기간에 프리토리아 아카디아 지역에 있는 타보 음베키 대통령 관저에 도둑이 들어 낙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지붕에 설치 중이던 시가 3만랜드(한화 400만원) 상당의 알루미늄 철선을 훔쳐갔다.
인부들은 3주전부터 알루미늄 철선 설치작업을 진행해 왔으며, 4일간에 걸친 연휴를 보낸 뒤 지난 6일 오전 공사를 재개하기 위해 지붕에 올라갔다가 철선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는 것.
이번 공사를 수주한 업체 관계자는 "노동절 이튿날인 2일 밤부터 5일 밤 사이에 도둑이 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 인부는 "일요일(4일) 아침에 작업을 하려고 했으나 대통령이 아직 주무신다면서 화요일(6일)에 다시 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각 수사에 나섰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을 보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다.
남아공에서는 지난 한 해 동안 12만6천여건의 무장강도 사건이 발생할 정도로 범죄가 빈발해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현직 경찰청 차장의 자택에 무장괴한이 침입하려다 총격을 가하고 달아나는가 하면 11월에는 프리토리아 인근 원자력 시설에 강도가 들기도 했다.
또 올 들어서는 프리토리아 시내 법원 2곳에 잇따라 무장강도가 침입, 소송 관련 서류를 탈취해 갔다.
권정상 특파원 jusang@yna.co.kr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권정상 특파원 jusang@yna.co.kr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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