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암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막내아들을 체포했던 스위스가 ‘보복성 조처’를 받고 있다고 스위스 외무부가 23일 밝혔다.
스위스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리비아가 스위스 주재 외교관 일부를 귀국 조처했으며, 스위스 국민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고 전했다고 일간 <트리뷘드쥬네브>가 24일 보도했다. 성명은 또 리비아 당국이 스위스 국적자 2명을 몇몇 이유로 구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비아의 스위스 회사들은 폐쇄 명령을 받았으며, 일부 회사들은 봉쇄됐다”는 내용도 있었다. 스위스 외무부는 스위스 국민들의 리비아 방문을 중단하도록 권고했다.
평소 주3회 운항하던 취리히-트리폴리 구간의 스위스항공 비행편도 이번주부터 주1회로 횟수가 제한됐다. 리비아 쪽은 기술적 문제가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스위스 쪽은 이것도 ‘보복 조처’ 가운데 하나로 본다.
스위스 대사관 주변에선 ‘공식 사과하지 않으면 스위스 은행 예치금을 인출하겠다’고 위협하는 카다피 지지자들의 시위도 있었다. 리비아 당국은 스위스에 대한 원유 수출 중단도 거론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카다피 국가원수의 막내아들 한니발 카다피가 리비아 원유수출 대부분을 쥐고 있는 독점적 지위의 선박 운영회사를 경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위스 쪽 원유 관계자들은 “스위스 원유 비축량이 많아 경제적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니발 카다피(32)와 그의 부인은 지난주 제네바의 한 호텔에 투숙하면서 동행한 가정부 2명을 상습폭행한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며, 이틀 뒤 보석으로 풀려나 귀국했다. 한니발은 과거 2004년 파리 샹젤리제거리에서 시속 140㎞로 차를 몰다 경찰에 적발됐으며, 2005년에도 파리에서 폭행사건에 연루돼 경찰조사를 받았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