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집권여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타보 음베키 대통령에게 조기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ANC는 20일 오전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전국집행위원회(NEC) 회의를 열어 음베키 대통령을 축출하기로 결정했다.
내년 4월 임기만료를 앞둔 음베키 대통령은 제이콥 주마 ANC 총재가 무기거래와 관련한 부패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이유로 주마 총재의 지지세력으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아왔다.
특히 최근 법원이 주마 총재 사건에 음베키 대통령이 직접 개입했음을 시사하는 판단을 내림으로써 ANC 내부에서 축출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이와 관련, 그웨데 만타쉐 ANC 사무총장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음베키 대통령이 퇴진 요구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남아공은 곧 총선 정국에 돌입할 전망이나 품질레 음람보-누카 부통령과 각료들이 음베키 대통령의 퇴진에 반발, 사퇴 의사를 밝히고 나서는 등 정국 혼란이 예상된다.
음베키 대통령은 지난 1999년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대통령에 취임한 뒤 2004년 4월 재선에 성공했다.
남아공은 국회에서 대통령을 선출하는 간선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하거나 중대한 부정을 저질렀을 경우, 또는 직무수행이 불가능할 경우 국회의원(정원 400명)의 3분의 2 찬성으로 해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국회가 과반수의 찬성으로 불신임을 결의하는 경우에도 대통령 해임이 가능하다.
남아공 국회는 정원 400석 가운데 ANC가 279석을 차지하고 있어 음베키 대통령이 퇴진을 거부하더라도 ANC가 독자적으로 축출할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남아공 국회는 정원 400석 가운데 ANC가 279석을 차지하고 있어 음베키 대통령이 퇴진을 거부하더라도 ANC가 독자적으로 축출할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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