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세르 아라파트 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이스라엘에 의해 독살됐다고 그의 조카인 나세르 알-키드와가 10일 주장했다.
아라파트 재단 이사장인 키드와는 아라파트 4주기를 하루 앞둔 이날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라파트의 제거와 관련한 단서와 진술이 매일같이 나오고 있다"며 "우리는 독살설에 점점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1∼2년 안에 아라파트에게 투입된 독극물의 성질과 투입 방법이 밝혀질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아라파트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를 이끌며 근 40년간 팔레스타인 독립운동에 몸바쳤던 아라파트는 감기 증세로 프랑스의 한 병원으로 이송된 지 13일 만인 2004년 11월 11일 75세로 사망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당시 진료기록 등을 토대로 아라파트의 사인규명 작업을 진행했으나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조사를 종결했다.
진료기록에는 아라파트의 직접 사인이 감염에 따른 뇌출혈로 나타났지만 감염을 가져온 원인을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팔레스타인인들은 아라파트가 이스라엘의 공작으로 자신도 모르게 독극물을 섭취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부인해 왔다.
아라파트 4주기인 11일에는 자치정부의 임시수도 라말라에 있는 그의 묘역에 수천 명의 추모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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