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사태로 뿌리깊은 아랍권 분열이 또 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이집트는 가자사태의 책임을 하마스에 넘기고 하마스는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공조해 팔레스타인 민족을 배신했다며 반역자로 몰아붙이고 있다.
여기에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가세해 덩달아 이집트를 강력히 비난했다. 이스라엘 일간 마리브에 따르면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이집트는 당장 가자 국경으로 통하는 라파국경을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고 "이집트 국민들은 이스라엘 가자공격에 침묵하고 있는 이집트 정부에 항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흐마드 아불 가이트 이집트 외무장관은 이에 대해 "헤즈볼라가 이집트를 상대로 전쟁을 선포했으나 이집트 국민은 나스랄라의 제안을 완강히 거부했다"고 터키에서 가진 언론과의 회견에서 말했다.
그는 이어 "헤즈볼라는 이집트가 끊임없이 정세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레바논 처럼 되길 원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이집트 군은 헤즈볼라와 같은 조직을 제거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집트에 대한 비난은 비단 헤즈볼라에 국한 된 것이 아니다. 이란 역시 이집트가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 동조했다며 이집트를 강력히 비난했다.
이란 관영 통신 IRNA는 최근 "시온주의자들의 가자 공격은 이집트와 시온주의자들의 계략이 아니면 일어날 수 없는 일" 이라며 이집트를 비난했다. 이란의 비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친미 국가인 사우디 아라비아와 다른 걸프 국가에 대해서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처럼 아랍권이 분열하는 이유는 뭘까? 중동은 현재 이란을 중심으로 하는 시아파 세력과 이집트와 사우디 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하는 수니 국가간의 보이지 않는 패권 싸움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슬람에서 시아파와 수니파의 분열은 시아파가 분열하기 시작한 7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 부터 이슬람은 시아와 수니 두 분파로 양분돼 현재 까지 지속되고 있다.
시아파와 수니파의 갈등은 지난 2006년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상대로 전쟁을 벌였을때 재현된바 있다. 당시 아랍권은 지금과 같은 분열상을 보였다. 사우디와 이집트는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에 침묵했고 이란과 하마스는 이스라엘 뿐 아니라 침묵한 사우디와 이집트를 강력히 비난했다. 이란의 전폭적인 지원을 얻고 있는 헤즈볼라 및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 등과 같은 조직은 이란의 패권하에 있는 조직으로 이란의 패권을 위협하는 이집트 및 사우디와 당연히 대립각을 세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집트와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 국가에게는 하마스와 헤즈볼라와 같은 이슬람 원리주의 조직을 용인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이슬람 원리주의 조직은 이집트와 사우디 정권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슬람 원리주의 조직 무슬림 형제단(Muslim Brothers)은 이집트 의회 80석 이상을 확보했고 사우디에는 시아파 무슬림이 전체 인구의 30~40%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만약 하마스와 헤즈볼라가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에서 각각 실권을 장악하게 된다면 무슬림 형제단도 이집트의 무바라크 정권을 넘 볼 것이기 때문에 이집트로서는 최대한 하마스의 영향력이 약화되길 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 아랍권은 종교적 분열 뿐 아니라 정치적 분열도 짧지 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60년대 이집트와 시리아가 경쟁했고 1960-70년대에는 이집트와 사우디가 경쟁했고 1980~90년대에는 이란과 이라크가 전쟁을 벌인 바 있다. 따라서 뿌리깊은 역사를 가진 아랍권 분열은 하루아침에 해소되기는 어렵고 향후 중동 정치 변화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점은 아랍권의 분열이 아랍권 주민들의 분열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아랍정권 간의 분열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아랍권 주민들은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을 비난하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고 아랍 정권은 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다. 성일광 통신원 ilkwangs@yna.co.kr (예루살렘=연합뉴스)
시아파와 수니파의 갈등은 지난 2006년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상대로 전쟁을 벌였을때 재현된바 있다. 당시 아랍권은 지금과 같은 분열상을 보였다. 사우디와 이집트는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에 침묵했고 이란과 하마스는 이스라엘 뿐 아니라 침묵한 사우디와 이집트를 강력히 비난했다. 이란의 전폭적인 지원을 얻고 있는 헤즈볼라 및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 등과 같은 조직은 이란의 패권하에 있는 조직으로 이란의 패권을 위협하는 이집트 및 사우디와 당연히 대립각을 세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집트와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 국가에게는 하마스와 헤즈볼라와 같은 이슬람 원리주의 조직을 용인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이슬람 원리주의 조직은 이집트와 사우디 정권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슬람 원리주의 조직 무슬림 형제단(Muslim Brothers)은 이집트 의회 80석 이상을 확보했고 사우디에는 시아파 무슬림이 전체 인구의 30~40%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만약 하마스와 헤즈볼라가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에서 각각 실권을 장악하게 된다면 무슬림 형제단도 이집트의 무바라크 정권을 넘 볼 것이기 때문에 이집트로서는 최대한 하마스의 영향력이 약화되길 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 아랍권은 종교적 분열 뿐 아니라 정치적 분열도 짧지 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60년대 이집트와 시리아가 경쟁했고 1960-70년대에는 이집트와 사우디가 경쟁했고 1980~90년대에는 이란과 이라크가 전쟁을 벌인 바 있다. 따라서 뿌리깊은 역사를 가진 아랍권 분열은 하루아침에 해소되기는 어렵고 향후 중동 정치 변화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점은 아랍권의 분열이 아랍권 주민들의 분열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아랍정권 간의 분열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아랍권 주민들은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을 비난하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고 아랍 정권은 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다. 성일광 통신원 ilkwangs@yna.co.kr (예루살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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