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침공 10일째…가자지구 인도적 위기 심각
빨간 지붕의 하얀색 2층집. 레몬·오렌지·살구나무와 젖소 60마리가 어울린 작은 농장.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야 인근의 이 농장은 3일 이스라엘 F-16 전투기의 공습으로 초토화됐다. 농장으로 향하던 아크렘 알그울의 주검은 곳곳에 흩어진 채 발견됐다. 그의 나이 48살. 가족들이 눈물 속에 그를 땅에 묻는 동안, 탱크와 기관총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5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비극을 전한 알그울의 아들 파레스 아크램은 물었다. “이스라엘이 테러리스트라고 부르는 이들과 나의 아버지를 찢어죽인 이스라엘 비행기 조종사, 탱크병이 뭐가 다른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 10일째. 가자지구는 피로 물들었다. 의료구호 작업을 펴는 피키르 샬로트는 “가자에 2050개의 병상이 있지만 수용한계를 넘어섰다”며 “총탄이 아니라 전투기와 미사일의 공격을 받은 부상자들이어서 끔찍하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최대병원인 시파에서 4일 부상자 18명이 숨졌다. 여자와 아이들, 아이들과 함께 있던 남자 등 대부분 민간인들이라고 <뉴욕 타임스>가 5일 전했다. 청소원들은 쉴새 없이 바닥의 피를 닦아냈다. 시체안치소에는 주검이 넘쳐났다. 울먹이는 가족들은 주검을 하나하나 뒤지며 실종된 가족을 찾았다. 어린 아이 두명과 5살짜리 꼬마는 아파트 지붕 위에서 놀다가, 유산탄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우리는 낮에 자고 밤에는 깨어 있다. 밤이면 폭격이 두배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전기와 전화가 대부분 끊어져, 임신 6개월의 림 알나라이브는 어디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른다. 그는 “폭격과 구급차 소리가 들리고, 창문을 보면 연기가 피어오르지만 다른 소식은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나닌 세라지는 “폭탄이 다음에는 어디에 떨어질까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은 것은 절망뿐이다. 며칠째 먹을 물조차 구하기 어렵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곳에서 빵을 구하려면, 4~5시간씩 줄을 서야한다. 마제다 알 사크다는 “아이들이 잠을 못자고 두려움에 떨면서, 왜 이스라엘이 폭격을 하는지 묻는다”며 “아이들이 증오를 갖고 자라기를 바라지 않지만, 너무 힘들고 정말 이런 상황에 지쳤다”고 <가디언>에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4일 “가자 지구에 인도주의 위기는 없다”며, 1만t의 필수 인도주의 물품은 가자지구에 전달되도록 지난 주말 허용했다고 밝혔다. 또 “하마스가 민간인들을 방패삼아 이들 사이에서 작전을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팔레스타인에서 민간인 최소 100명 등 512명, 이스라엘에서는 민간인 3명과 군인 2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우리는 낮에 자고 밤에는 깨어 있다. 밤이면 폭격이 두배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전기와 전화가 대부분 끊어져, 임신 6개월의 림 알나라이브는 어디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른다. 그는 “폭격과 구급차 소리가 들리고, 창문을 보면 연기가 피어오르지만 다른 소식은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나닌 세라지는 “폭탄이 다음에는 어디에 떨어질까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은 것은 절망뿐이다. 며칠째 먹을 물조차 구하기 어렵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곳에서 빵을 구하려면, 4~5시간씩 줄을 서야한다. 마제다 알 사크다는 “아이들이 잠을 못자고 두려움에 떨면서, 왜 이스라엘이 폭격을 하는지 묻는다”며 “아이들이 증오를 갖고 자라기를 바라지 않지만, 너무 힘들고 정말 이런 상황에 지쳤다”고 <가디언>에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4일 “가자 지구에 인도주의 위기는 없다”며, 1만t의 필수 인도주의 물품은 가자지구에 전달되도록 지난 주말 허용했다고 밝혔다. 또 “하마스가 민간인들을 방패삼아 이들 사이에서 작전을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팔레스타인에서 민간인 최소 100명 등 512명, 이스라엘에서는 민간인 3명과 군인 2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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