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가자시티의 샤티 난민캠프에서 12일 한 가족이 식사 준비를 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침공 이후 피란한 친척들을 포함해 21명이 두칸짜리 판잣집에 살고 있고, 매트리스가 부족해 돌아가며 잠을 잔다. 연료도 부족해 집 주변에서 주운 상자나 종이 등을 태워 요리를 한다. 가자/AP 연합
가자 현지언론인 인터뷰
“포격때는 벽 무너질까 두려워 부엌에 옹기종기
하루 한끼, 물조차 없어…희생자는 여성·아이들”
“포격때는 벽 무너질까 두려워 부엌에 옹기종기
하루 한끼, 물조차 없어…희생자는 여성·아이들”
“이스라엘군이 동서남북 사방에서 포탄을 퍼붓고 있다. 외벽이 무너질까 두려워 집의 한복판인 부엌에 다들 모여 있다.”
이스라엘군 침공이 19일째 이어지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언론인 모함마드 아부다가는 12일 오후(현지시각)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극단의 공포 속에 이어지는 참담한 일상을 생생히 전했다. 이 날 밤 이스라엘군은 공습과 함포 사격, 탱크 공격을 앞세운 지상군으로 가자시티 도심 지역을 한층 옥죄어 들어갔다.
가자시티에서 방송 프로덕션을 운영하는 아부다가는 “지난달 27일 공습이 시작된 이래 거처를 네 차례나 옮기며 피란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살던 아파트는 폭격과 뒤따른 진동으로 창문이 모두 깨지고 문짝이 부서졌다. 밤이면 기온이 2~5℃까지 떨어지고 난방도 모두 끊겼다. 그는 “뚫린 창으로 들이닥치는 추위를 맨몸으로 견뎌야 해 무척 힘들었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아내와 세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와 같은 아파트 6층의 친구 집, 북쪽으로 2㎞ 떨어진 친구 집, 남쪽 바닷가의 형 집을 거쳐 지금은 다시 시내 친척 집에 머물고 있다. “언제라도 폭격으로 건물이 무너질 수 있어 추워도 창문을 닫을 수 없고 외벽 가까이 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그는 전했다.
그의 거처에는 스무명이 넘는 피란민이 함께 살고 있다. 이들은 모두 하루 한 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 “마실 물은 기본적으로 없고, 씻을 물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드물게 요리를 할 때면 불을 붙이기 위해 쓰레기를 연료로 쓴다”고 그는 전했다. 이스라엘군이 폭격 중단을 약속한 오전 10시부터 3시간은 가자지구의 ‘러시아워’다. 이때 주민들은 모두 빵집으로 달려간다. 거리에 오래 머물 수는 없다. 무장대원으로 오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고통도, 살육의 현장에선 사치스런 불평일 뿐이라며 그는 절망했다. 아부다가는 “이번 침공의 희생자들을 보면 여성과 아이들을 포함해 6~7명 또는 20명가량이 함께 있던 가족들”이라며 “이스라엘군이 민간인을 상대로 군사작전을 한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하마스도 파타도 지지하지 않는다. 그건 중요하지도 않다”며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팔레스타인 전체를 공격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전화통화 중 아부다가의 어린 세 자녀가 곁에서 재잘대고 장난을 치다 울음을 터뜨리는 소리가 전화기를 통해 들려왔다. “둘째 유수프는 1월1일이 네번째 생일이었다. 그날 자정께 이스라엘군은 폭격을 퍼부었고 유수프는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꼭 다시 통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전화를 끊었다. 이날 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전역에 60차례 공습을 퍼부었고, 하마스 무장대원들도 도심 폭발물 공격 등으로 맞섰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한겨레 관련기사]
▶ ‘곪은 국세청’ 줄대기·상납 동원한 권력 암투
▶한 청장, ‘형님 지역구’ 포항 유지들과 골프
▶가자 현지언론인 인터뷰 “폭격 멈추면 빵집으로…집무너질까 두려워”
▶미네르바는 ‘또다른 나’ 위장·사칭 몰이는 난센스
▶‘맘마미아 세 언니’ 여성의 성 토크쇼로 펼치다
▶‘미네르바 보도’ 조·중·동의 ‘이중잣대’
| |
▶ ‘곪은 국세청’ 줄대기·상납 동원한 권력 암투
▶한 청장, ‘형님 지역구’ 포항 유지들과 골프
▶가자 현지언론인 인터뷰 “폭격 멈추면 빵집으로…집무너질까 두려워”
▶미네르바는 ‘또다른 나’ 위장·사칭 몰이는 난센스
▶‘맘마미아 세 언니’ 여성의 성 토크쇼로 펼치다
▶‘미네르바 보도’ 조·중·동의 ‘이중잣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