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타다르 알자이디(사진)
변호사 “심각한 부상 흔적”…정부는 부인
지난달 이라크를 방문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신발을 던져 아랍의 영웅이 된 이라크 방송기자 문타다르 알자이디(사진)가 심한 고문을 받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알자이디 기자의 변호사인 디야 알사디는 이 신문에 “알자이디가 팔다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이빨이 부러지는가 하면, 콧대에 깊은 상처가 났고 귀에도 화상 자국이 생겼다는 두 개의 의료 진단서가 나왔다”며 “그런데도 정부 쪽 의료진은 그가 얼굴과 몸에 가벼운 타박상을 입었다고만 묘사했다”고 전했다.
또 알사디 변호사는 “알자이디 면회가 한달여 동안 단 두번밖에 허용되지 않았다. (정부와 사법당국은) 그가 어디에 수감돼 있는지조차 알려주지 않고 있다”며 면회요청 거부가 고문 의혹을 한층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알자이디의 형 우데이도 15일 “동생이 평생 감금된 상태로 지내게 될까봐 두렵다”며 “동생이 감옥에서 죽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의 법률고문인 파딜 모하메드 자와드는 “이라크는 공정한 국가이며, 이 사건도 공정하게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며 고문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알사디 변호사는 “알자이디 사건은 이미 이라크 사법당국에서 행정부로 넘겨졌다”며 우려를 표했다.
알자이디는 지난달 14일 바그다드의 기자회견장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신발을 던지며 “이라크인들이 주는 선물이다. 당신은 개다”라는 욕설을 퍼부어 현장에서 즉각 체포됐다. 그는 최소 국빈모독죄, 최악의 경우 살인미수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으며, 최소한 징역 7년형 이상을 선고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황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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