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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반쪽 ‘가자 휴전’ 향후 과제 산적

등록 2009-01-18 10:41

이스라엘이 17일 발표한 가자지구의 군사작전 중단 선언은 하마스와 합의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발표된 반쪽짜리 휴전이다.

이스라엘은 또 가자지구에 진격해 들어간 지상군 부대를 그대로 남겨놓기로 한데다 하마스로부터 공격을 받으면 즉각 응전을 하겠다고 밝혀 언제든지 전쟁이 다시 벌어질 여지를 남겨두었다.

휴전 선언에 따라 이스라엘군은 휴전에 들어갔다고 발표했으나 하마스는 휴전선언 후에도 8발 이상의 로켓을 쏘는 등 긴장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인화성이 강한 분쟁의 불씨가 남아있는 상태이기는 하지만,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선제 공격행위가 멈춰졌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중동을 순방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이스라엘의 휴전선언이 지속적이고 완전하며 영구적인 휴전을 이루기 위한 첫단계"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희망대로 `완전한 휴전'이 달성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니다.

◇이스라엘군 철수 가자지구에 영구적인 휴전을 정착시키기 위한 선결 과제는 이스라엘군의 철수 문제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하면서 지상군을 가자지구에 남겨놓겠다고 발표하자 "시온주의자들의 병력이 가자지구에 1명이라도 남아 있는 한 `저항'을 멈추지 않겠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집트가 이날 이스라엘에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휴전과 완전한 군부대의 철수"를 요구한 것은 이스라엘이 발표한 휴전안으로는 가자지구에 장기적인 휴전이 정착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집트는 18일 반기문 총장과 유럽 주요국 정상들을 초청해 회의를 열고 가자지구내 이스라엘군의 철수 문제 등을 포함, 휴전의 장기화를 꾀할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하마스로서도 이스라엘에 군사작전 재개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이번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가자지구 주민에게 치유와 복구의 기회를 주기 위해 자제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 반기문 총장은 "하마스도 로켓 공격을 지금 멈춰야 한다"고 촉구하며, "가자지구 주민을 위한 인도적 접근이 즉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국경 보안대책 = 이집트 중재의 휴전안에 포함된 가자지구 국경지대의 보안 강화 문제는 향후에 이스라엘과 이집트 간의 갈등을 일으킬 소지를 안고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지원을 받아 이집트-가자지구 국경지대의 보안을 강화함으로써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예전처럼 이곳에 땅굴을 뚫어 무기류를 밀반입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이집트는 외국의 감시단을 자국 영토에 들여놓지 않겠다고 맞서고 있다.

이집트는 선진기술과 자금을 지원해주면 자국의 국경경비대로도 밀수 땅굴을 탐지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이집트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

이집트는 그간 밀수 땅굴을 적극적으로 탐지하겠다고 이스라엘에 누차 약속해왔지만,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은 버젓이 수백 개의 땅굴을 몰래 파서 운영해왔었다.

◇국경통과소 개방 = 이집트-가자지구 국경에 있는 라파 국경통과소의 관리 문제도 난제 중 하나로 꼽힌다.

이스라엘을 거치지 않고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외국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출구인 라파 국경통과소는 2007년 6월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파타 보안군을 몰아내고 가자지구를 장악한 이후 사실상 폐쇄됐다.

이집트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에 동조해 라파 국경통과소를 폐쇄하고 환자 수송 등의 인도주의적 조치가 필요할 경우에 한해 일시적으로 문을 여는 조치를 취해왔다.

이스라엘의 장기적 봉쇄조치로 가자지구가 극도의 생필품 부족에 시달리게 되면서 하마스는 라파 국경통과소를 포함한 모든 국경통과소를 개방하라고 요구해왔으나 이집트나 이스라엘은 응하지 않아 왔다.

하마스는 이번 전쟁을 끝낼 주요 요구 사항 중 하나로 이스라엘의 봉쇄정책 해제와 국경통과소 개방을 내걸고 있다.

이와 관련, 터키는 국제사회가 원하면 자국군과 기술진을 이집트-가자지구 국경이나 라파 국경통과소에 파견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고 있어 이슬람권 국가이자 이스라엘과 시리아 간의 평화협상을 중재했던 터키가 해결사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자지구 복구 = 이스라엘이 일방적인 휴전을 선언했지만, 하마스와 휴전 합의가 이뤄진 상태가 아니어서 가자지구에서 본격적인 복구작업이 시작되기까지는 상당 시일이 필요한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대한 공격행위를 중단하고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구호품이 원활히 전달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양측의 교전 상태가 지속된다면 아무래도 주민 구호활동에 지장이 초래될 수 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파손된 주택과 건물, 사회기반시설 등을 재건하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측은 최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17억 달러가 넘는 물적 피해가 발생했고, 가옥 2만 채가 파손됐으며, 하마스의 보안시설 30곳과 행정부 건물 16곳이 파괴됐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전기와 급수, 위생 등 사회기반시설도 심각한 타격을 받은 상태이다.

유엔은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주민 150만 명 중 75만명을 난민으로 분류해 생필품 지원을 해왔으나 이번 전쟁을 계기로 그 숫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의 봉쇄정책 아래에서 생필품의 보급로 역할을 했던 이집트-가자지구 국경지대의 지하땅굴이 대부분 파괴된 데다 이번 전쟁으로 수많은 주민들이 인적, 물적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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