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무장해제”-“가자지구 봉쇄해제” 대립…일방적 발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침공한 이스라엘이 17일(현지시각) ‘일방적 휴전’을 선언했다. 하마스도 18일 이스라엘에 ‘일주일 이내 병력 철수’와 ‘국경 개방’을 요구하며 일주일 휴전을 발표했다. 이로써 22일에 걸친 가자 전쟁은 불안정한 휴전 상태에 들어갔다.
이스라엘 안보내각은 17일 저녁 긴급회의를 열어 하마스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가자 공격을 중단하는 휴전안을 의결했다고 <에이피>(AP) 등 외신들이 일제히 전했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은 (전쟁의) 목표를 초과달성했다. 하마스는 정치·군사적으로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며 18일 0시(한국시각 18일 오전 9시)부터 휴전이 발효된다고 선언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당분간 가자지구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하마스의 공격에는 즉각 반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올메르트 총리는 이날 “일방적 휴전은 매우 취약한 것으로, 시시각각 재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마스의 시리아 망명정부 정치국 부의장인 무사 아부 마르주크는 18일 “팔레스타인 저항운동단체들은 가자지구에서 휴전을 선언하며, 인도주의적 지원과 생활 필수품들이 보급될 수 있도록 이스라엘군이 일주일 안에 전면 철수하고 모든 국경을 개방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가자지구의 이슬람지하드 대변인 다우드 시하브는 “휴전 선언은 아랍국가들에게 이스라엘군의 철수를 압박할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의 휴전 선언은 전날까지만 해도 이스라엘군이 전면 철수할 때까지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한 태도를 뒤집은 것이다.
그러나 양쪽의 휴전은 ‘하마스 무장해제’와 ‘가자지구 봉쇄 해제’라는 상대의 요구를 무시한 채 각자 일방적으로 선언한 것이어서, 무력충돌의 불씨는 고스란히 남았다. 실제로 하마스가 휴전선언을 하기 앞서 18일 오전 가자 북부에서 이스라엘 쪽으로 로켓탄 10발을 발사하자 이스라엘군은 즉각 지상과 공중에서 대대적인 반격으로 맞섰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유럽 및 아랍권 정상들은 18일 이집트에서 양쪽의 영구적인 휴전과 가자지구 지원대책을 논의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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