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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외국인 떠나고…집값 폭락하고 ‘바이바이~ 두바이’

등록 2009-02-12 19:16수정 2009-02-15 11:00

외국인 떠나고…집값 폭락하고 ‘바이바이~ 두바이’
외국인 떠나고…집값 폭락하고 ‘바이바이~ 두바이’
금융위기 직격탄 맞아 외국인 수십만명 이탈
‘사막의 기적’으로 불리던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가 ‘사막의 신기루’로 판명나고 있다.

5년째 두바이에 주재하고 있는 한 해운회사 직원은 최근 <한겨레>와 통화에서 최근 경기 침체의 풍경을 “요새 거리에 차가 없다”는 한마디로 묘사했다. 연중 내내 ‘러시아워’였던 두바이의 주요 도로가 한산해졌다는 것이다.

두바이에 차량이 줄어든 것은 전체 인구(137만)의 90%를 차지하는 외국인들이 떠나고 있는 까닭이다. 일자리를 잃은 외국인 수 만명이 이미 두바이를 뜬 것으로 추정된다. 취업비자로 체류하다가 실직하면 한달 안에 출국해야 한다. 지난달 현지 언론은 날마다 취업비자 1500여건이 취소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최근에는 외국인 출국자들이 두바이공항에 버리고 간 차량이 3천대가 넘는다는 보도도 있었다.

금융과 관광, 부동산붐을 통해 급속히 덩치를 키운 두바이 경제는 전 세계를 휩쓴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중동의 허브’라고 큰소리치던 두바이 시장도 인구가 줄면서 활력을 잃고 있다. 지난주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어두운 경제전망을 이유로 두바이 6대 국유회사들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고급 차량의 중고 가격은 한달 전보다 40% 떨어졌다. ‘인공섬 팜 주메이라가 가라앉고 있고, 그곳 호텔에는 바퀴벌레가 드글거린다’는 소문도 떠돈다.

두바이 경제를 급성장시킨 부동산 거품도 꺼졌다. 일부 지역 집값은 최근 두세달 사이 30% 이상 폭락한 것으로 나타난다. 주요 건축사업 몇십건은 아예 연기 또는 취소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8월 평방피트당 1200디람(약 45만원)을 호가하던 두바이의 건축비용(마감재 제외)은 이달 들어 최저 350디람으로 약 70% 폭락했다고 주간 <아라비안비즈니스>가 최근 전했다.

외국인이 떠나고 집값이 떨어지자 시장이 침체돼 다시 고용을 위협하는 악순환 속에서, “두바이는 유령도시처럼 보인다”고 <뉴욕 타임스>가 12일 전했다. 그러나 두바이 행정 당국은 현실을 덮으려 한다. 두바이의 위기를 전하려는 언론에 대해선 족쇄를 채우기 시작했다. 새 언론법은 ‘국가 경제나 명성에 해를 끼치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최고 100만디람(약 3억8천만원)의 벌금을 물릴 수 있도록 했다.

아랍에미리트를 구성하는 7대 토후국 중 ‘맏형’인 아부다비가 ‘동생’ 두바이의 몰락을 막기 위해 구제금융을 시도할 법도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난 몇년간 두바이에 주도권을 뺏겼던 아부다비가 이 참에 중앙집권화를 통해 두바이를 발 아래 두려 할 것으로 내다본다.

두바이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해(8%)의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2.5% 이하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두바이는 인접한 걸프(페르시아만) 지역과는 달리 석유 생산량이 사실상 전무하며, 최근의 성장을 일구는 데 일조한 금융, 부동산 등 분야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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