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일간지 보도
이스라엘이 최근 이란 핵 시설에 대해 군사적 공격 대신 ‘은밀한 전쟁’(covert war) 전략을 채택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18일 보도했다.
은밀한 전쟁 전략의 핵심은 요인 암살, 스파이 활용, 부품 공급 차단 같은 방법을 통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한때 이란을 폭격할 수 있다며 강경한 자세를 보였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군사 작전에 부정적이자 작전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실제로 2007년 가스 중독으로 숨졌다고 알려진 이란 핵 물리학자 아르데시르 하산푸르의 죽음 뒤에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있다는 소문이 있다. 이스라엘은 또 이란이 거래하는 유럽 회사들을 통해 핵 시설에 대한 사진이나 비밀 정보를 빼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이란과 거래하는 몇몇 회사들을 조종해 처음에는 정상적인 물품을 공급하게 하다 나중에 불량품을 일부러 섞어 보내는 방법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을 담당했던 미국 중앙정보국 전직 요원은 “작전이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에 상대는 쉽게 눈치채지 못한다”며 “목표는 (이란 핵개발을) 지연시키고 또 지연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총리실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에 “우리가 밝힐 만한 일이 아니다”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은밀한 전쟁이 효과가 없다는 반론도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 대테러 분야 책임자였던 빈스 카나스트라로는 “사람 몇 명 제거한다고 해서 이란 핵시설에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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