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아프가니스탄 카불 북부의 바그람 미군기지 주변에서, 탈레반의 자살폭탄공격에 사용된 자동차의 잔해 뒤로 아프간 경찰이 아프간인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다. 이날 자살폭탄공격으로 세 명이 다쳤고, 탈레반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테러공격은 아프간 선거관리위원회가 4월에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자는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의 요구를 거부하고 오는 8월 대선이 치러질 것이라고 밝히면서 아프간 정국이 한층 불안해진 가운데 발생했다. 카불/AP 연합
대통령 형 마무드 ‘권력형 비리’ 축재
장관 갈아치우고 국가경제 좌지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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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별명은 ‘장관 메이커’다. 그를 통하면 해결되지 않는 일이 없다. 그는 대통령의 형이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의 형 마무드(54·사진)는 이 나라 최대의 사업가로 꼽히지만, 권력형 비리로 축재한 인물이란 비난을 받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 카르자이 정권의 말기적 증세이기도 하다.
마무드는 아프간에서 하나밖에 없는 시멘트 공장의 주요 주주다. 공장 인수 공개 입찰에서 애초에 없던 ‘현금 제시’ 조항이 마지막에 갑자기 등장해 다른 경쟁자들이 나가떨어졌다. 마무드는 칸다하르의 대지 1만에이커를 사실상 무상으로 넘겨받아 개발을 맡았다. 지역 무장단체에 뺏길 것을 두려워한 지방정부가 넘겨준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애초 이 땅의 주인이었던 군과 일절 상의도 없었다.
마무드는 아프간 최대의 상업은행 카불은행의 이사다. 그는 은행 설립자가 자신에게 돈을 빌려주며 지분을 매입시켜 투자자가 되도록 했다고 주장한다. 그는 도요타자동차의 독점 수입·판매상이고 석탄 탄광을 4곳 보유하고 있다.
아프간 정·재계에서는 마무드가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는다’며 경쟁자들을 밀어내거나 거래처를 뺏어갔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 잘메이 칼릴자드 전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도 “재계 인사들이 찾아와 마무드가 새 사업의 지분을 요구한다며 불평하곤 했다”고 털어놓는다. 하디 칼리드 전 내무장관은 지난해 자신의 해임 이유가 마무드의 동업자가 연관된 거래에 반대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동생인 카르자이 대통령도 사적인 자리에선 형에 대한 당혹감을 감추지 않는다고 측근들은 전한다.
마무드는 대통령인 동생이 정치에만 몰두할 뿐 경제에는 관심이 없어 자신은 이익을 본 적이 없으며, 자신이 정치와 경제를 잇는 ‘파이프 라인’을 맡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마무드는 미국에서 자수성가한 식당 경영자로, 2001년 미국의 아프간 침공 직후 ‘아프간 상공회의소’를 꾸리고 미국 공화당 정치인들과 접촉을 넓히면서 주요 인물로 떠올랐다. 동생 카르자이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마무드의 ‘권세’는 앞날이 불투명하다. 지난주 카르자이는 오는 8월로 예정된 대선을 넉 달 앞당겨 4월에 실시하자고 주장했다. 경쟁후보들이 미처 채비를 마치기 전에 선거를 치러 집권을 연장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선관위는 4일 이를 거부했고 미국 등은 이 결정을 환영했다. 카르자이는 최근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할 수 있다며 미국을 위협하기도 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의 형 마무드
마무드는 대통령인 동생이 정치에만 몰두할 뿐 경제에는 관심이 없어 자신은 이익을 본 적이 없으며, 자신이 정치와 경제를 잇는 ‘파이프 라인’을 맡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마무드는 미국에서 자수성가한 식당 경영자로, 2001년 미국의 아프간 침공 직후 ‘아프간 상공회의소’를 꾸리고 미국 공화당 정치인들과 접촉을 넓히면서 주요 인물로 떠올랐다. 동생 카르자이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마무드의 ‘권세’는 앞날이 불투명하다. 지난주 카르자이는 오는 8월로 예정된 대선을 넉 달 앞당겨 4월에 실시하자고 주장했다. 경쟁후보들이 미처 채비를 마치기 전에 선거를 치러 집권을 연장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선관위는 4일 이를 거부했고 미국 등은 이 결정을 환영했다. 카르자이는 최근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할 수 있다며 미국을 위협하기도 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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