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와야티 지방총리 ‘전국후보’ 예고…부패 논란도
마야와티 쿠마리(53) 우타르프라데시주 총리의 별명은 ‘달리트(불가촉 천민)의 여왕’이다.
대대로 가죽세공업에 종사하는 천민 출신인 그는 천민 유권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바탕으로 인구 1억6천만명인 우타르프라데시주의 총리에 내리 네번이나 당선되면서, 성공한 정치인의 상징이 됐다. 그는 오는 4~5월 실시되는 인도 총선에서 자신이 당수로 있는 바후잔사마즈당(BSP)이 전국적으로 후보를 내겠다고 선언했다고 <에이피>(AP)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사실상 대권 도전인 셈이다.
마야와티는 2007년 우타르프라데시주 총리 4선에 성공한 뒤 “달리트 출신이라고 인도 총리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며 대권 도전 의사를 일찌감치 밝혔다. 외신들은 그가 총리가 못 되더라도 킹메이커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천민 출신으로 꿈을 이룬 마야와티가 달리트들을 이용하는 부패한 정치인일 뿐이라는 부정적 평가도 많다. <타임>은 그의 재산이 지난해 1300만달러 늘어났으며, 부동산 72곳과 은행계좌 54개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평소에도 그는 값비싼 보석과 장신구로 몸을 치장하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 천민 출신 위인들의 동상을 세우면서 자신의 거대한 기념상을 끼워넣기도 했다. <뉴욕 타임스>는 그가 때로는 공산주의자와, 때로는 힌두민족주의자와 연합을 맺는다며, 그가 원하는 것은 정치적 영향력일 뿐 신념이 아니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연방 총리를 향한 그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하위 카스트를 기반으로 하는 바후잔사마즈당은 하위 카스트 인구가 많은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는 굳건한 기반을 가지고 있지만, 전국적으로는 아직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그러나, 올 총선에서 집권여당인 국민의회당과 제1야당인 인도인민당(BJP) 어느 쪽도 절대다수를 차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국민의회당 주도의 집권연정을 박차고 나온 좌파 정당과 지역 정당들이 ‘제3전선’이라며 느슨한 연합을 구성했다. 이런 유리한 기회를 맞아 마야와티는 지난 15일 ‘제3전선’ 주요 인사들과 만찬을 함께하는 등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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