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철군 앞두고 저항세력 재결집…정부 위협 우려
이라크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 미군 철수를 앞두고 안정을 찾아가는 듯 보이던 이라크에서 23~24일 이틀 동안 자살폭탄 테러가 잇따라 약 150명이 숨졌다.
24일 바그다드의 시아파 사원인 이맘 무사 알카딤 사원 문밖에서 두 차례의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나, 적어도 60명이 숨지고 125명이 다쳤다고 현지 경찰 관계자들이 <에이피>(AP) 통신에 밝혔다. 사망자 중 25명, 부상자 중 80명은 이란인 순례객이었다. 경찰은 시아파들을 겨냥한 수니파의 소행으로 추정했다. 8세기의 시아파 이맘을 기리는 이 사원은 최근 여러 차례 폭탄테러 공격을 받았다.
전날에는 바그다드와 북동부 디얄라에서 세 차례의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나 89명이 숨졌다. 이는 지난 1년간 하루 사망자로는 최대 규모다. 특히 이날 바그다드 중심에선 식량 배급을 받으려던 사람들 사이에서 아이를 데리고 온 한 여성이 몸에 두른 폭탄을 터뜨려 28명이 숨졌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라크에서 최근 폭탄공격이 잇따르면서 저항세력과 무장세력이 재결집해 종파 갈등을 부추기고 이라크 정부를 약화시키러 나섰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군이 오는 6월까지 이라크 도시에서 철수하고 2011년 말까지 완전 철군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라크 군과 경찰이 치안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에이피>는 2005년 이후 최소 8만7215명의 이라크인이 폭탄테러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며 “실종자 수천명과 혼란 속에서 알려지지 않고 매장된 이들을 포함하면 실제 사망자는 10~20% 더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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