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이라크의 치안이 안정됨에 따라 더 이상 많은 미군 병력의 주둔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10일 밝혔다.
말리키 총리는 이날 바그다드에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만나 "이라크 주요 도시의 경우 우리가 충분히 치안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군 병력이 주둔할 필요가 없다"며 "미군 철수가 이라크 치안에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론 정치불안을 야기하고 테러를 지원하는 세력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이 때문에 우리는 정보수집 능력을 강화하고 치안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을 포함한 주요 외신이 전했다.
말리키 총리는 "안정된 사회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경제발전을 도모하고 있다"며 "이미 많은 외국인이 이라크에서 일하고 있고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말리키 총리의 이날 발언은 이라크 주둔 미군 중 전투병력이 다음달 말까지 바그다드를 비롯, 주요 도시에서 철수하기로 예정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지난해 말 양국이 합의한 안보협정에 따르면 미군 전투병력은 우선 오는 6월까지 주요 도시에서 철수한 뒤 내년 8월까지는 주요도시는 물론 이라크 전역에서 전투병력을 철수시킬 계획이다. 2011년 말까지는 나머지 지원병력도 모두 철수하게 된다.
지난달에는 바그다드, 모술 등지에서 잇단 자살폭탄공격으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속출하자 미군 안팎에서 철수 연기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라크 정부와 미군은 당초 철군 일정에 변동이 없다고 밝히면서 철군 작업은 애초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이라크 주둔 미군은 13만9천명이다.
강종구 특파원 inyon@yna.co.kr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inyon@yna.co.kr (두바이=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