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국가인 쿠웨이트에서 처음으로 여성 의원이 탄생했다.
쿠웨이트 첫 여성 장관 출신 마수마 알 무바라크, 대학교수인 아실 알 아와디, 여성인권 운동가 로라 다시티, 대학교수인 살와 알 자사르 등 4명이 16일 치른 총선에서 당선됐다고 <비비시> (BBC) 등 외신들이 17일 보도했다. 쿠웨이트는 1963년 의회를 개설했지만 2005년까지는 여성에게 참정권을 주지 않았다. 쿠웨이트 의회 의석 수는 50개로 모두 210명의 후보가 경쟁했다. 여성 후보자는 16명이 나섰다. 쿠웨이트 여성 후보들은 2006년과 2008년 총선 때도 도전장을 냈지만, 모두 낙선했다. 이번에 당선된 알 아와디는 “쿠웨이트 여성과 쿠웨이트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아에프페>(AFP) 통신에 말했다.
이번 선거는 최근 3년 동안 세번째 치러진 총선이다. 의회와 정부간의 갈등으로 내각 총사퇴와 정부의 의회 해산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알 사바 쿠웨이트 국왕은 지난해 12월에도 의회를 해산했다. 알 사바 가문은 쿠웨이트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 총리와 내무·외무장관이 알 사바 가문 출신이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알 사바 가문을 공격한 후보 몇명이 체포되기도 했다고 <비비시>는 전했다.
최근의 계속되는 정치적 혼란이 여성 의원 당선을 도왔다. 여성 후보자를 지지했다는 이브라힘 알 아타르는 “남자들을 더이상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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