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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스라엘, ‘팔 독립국가안’ 껍데기만 수용

등록 2009-06-15 19:12수정 2009-06-15 19:12

<b>“이스라엘 인종차별 반대”━“오바마는 무슬림” </b>14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연설한 텔아비브의 베긴-사다트전략연구소 앞에서 ‘죽음의 신’으로 분장한 미국 시민운동가가 ‘이스라엘의 인종차별 정책이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왼쪽 사진) 이날 요르단강 서안 헤브론의 담벼락에 이스라엘 극우파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아랍인으로 묘사하며 ‘유대인 혐오자’라고 비난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텔아비브·헤브론/AP 연합
“이스라엘 인종차별 반대”━“오바마는 무슬림” 14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연설한 텔아비브의 베긴-사다트전략연구소 앞에서 ‘죽음의 신’으로 분장한 미국 시민운동가가 ‘이스라엘의 인종차별 정책이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왼쪽 사진) 이날 요르단강 서안 헤브론의 담벼락에 이스라엘 극우파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아랍인으로 묘사하며 ‘유대인 혐오자’라고 비난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텔아비브·헤브론/AP 연합
“빼앗긴 땅 찾지 말고 무장해제하면 나라로 인정”
네타냐후, 비무장 전제로 허용…난민귀환 불허·정착촌 강행
미 “진전” 제한적 환영…팔레스타인 “주권행사 불가능” 반박
강경파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사진) 이스라엘 총리가 14일 비무장화 등을 조건으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립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해온 정착촌 건설에 대해서는, 기존 정착촌 내에서의 제한된 건설을 추진하겠다며 정착촌 유지 뜻을 고수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14일 텔아비브의 베긴-사다트전략연구소에서 연설을 통해 “우리는 비무장화한 팔레스타인 국가가 유대인 국가와 병존하는 해법에 도달하기 위한 미래의 평화협정을 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이를 위해 팔레스타인 비무장화와 이스라엘의 ‘유대 국가화’에 대한 미국과 국제사회의 보장을 요구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향해 정착촌 확장 중단 등을 압박하면서 미국-이스라엘의 ‘막강 동맹’이 변화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날 연설에선 이스라엘의 새로운 정책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네탸냐후는 여러 조건을 내걸어 팔레스타인 국가안을 형식적으로만 인정했고, 나머지 문제에 대해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팔레스타인 평화협상은 당분간 공전할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의 이런 제안에 팔레스타인 쪽은 즉각 부정적 반응을 내놨다.

네타냐후는 새로운 정착촌 건설이나 추가 토지 수용은 하지 않겠지만, “정착촌 안 정상적 생활이 계속될 수 있도록 허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땅이 되어야 할 요르단강 서안 땅 일부를 계속 점령하며 이스라엘인들의 정착촌 건설을 계속하겠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한 것이다. 그는 또 정착촌이 건설된 서안 지역을 유대교 경전에 나오는 사마리아 등으로 부르며 “우리 조상들의 땅”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또 “팔레스타인 난민문제는 이스라엘 국경선 밖에서 해결돼야 한다”며, 1948년 이후 이스라엘 점령지에서 쫓겨난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귀환할 권리를 거부했다. 또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로 통일된 채 존속돼야 한다”며 동예루살렘이 독립국가의 수도가 되어야 한다는 팔레스타인의 요구도 일축했다.

평화협상의 팔레스타인 쪽 대표인 사에브 에레카트는 성명을 내 “네타냐후는 협상을 얘기했으나, 협상할 것을 남겨놓지 않았다”며 “그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대신 생존가능하고 독립적이고 주권을 가진 팔레스타인 국가를 불가능하게 하는 조건들을 발표했다”고 비난했다.

반면, 미국의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두 국가 해법’에 대한 네타냐후의 ‘중요한 진전’이라며 제한적인 환영을 표시했다. 네타냐후의 이날 제안은 정착촌 건설 중단도 거부하는 등 당장 협상을 시작할 동력을 제시하지는 못했으나, 기존 자신과 이스라엘 우파의 입장은 넘어선 것이라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네타냐후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개념을 수용함으로써, 자신의 기반인 강경우파 리쿠드당과 집권연정 내 우파 이론가들과 소원해질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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