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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란 성직자 ‘동상이몽’ 30년 신정체제 흔드나

등록 2009-06-19 19:06수정 2009-06-20 00:56

이란 권력 지도
이란 권력 지도
정부 비난 성직자 늘어…일부선 정교분리 주장도
최고지도자 임명 열쇠 쥔 전문가회의 행보에 관심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을 이끈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는 이슬람 시아파의 선지자인 이맘 마흐디가 미래에 재림하기 전까지는 정부가 고위 성직자들에 의해 통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이론은 이란 신정체제의 근간이 됐다.

이슬람혁명 이후 30년 동안 공고하게 유지되어 온 듯 보이는 이란 신정체제는 이슬람 시아파의 율법과 관련돼 있지만, 현재와 같은 성직자 통치 형태가 오랜 뿌리를 가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란이 이슬람공화국 체제를 선택함으로써, 성직자인 최고지도자가 절대 권력을 쥐고 대통령보다 상위의 권력을 행사하며, 성직자 그룹이 헌법수호위원회 등 주요 국가기관을 좌우하는 체제가 확립됐다. 혁명 뒤 30년이 흐른 현재, 호메이니 개인의 혁명 지도력에 힘입은 이런 신정주의에는 균열이 생기고 있다. 최근 대선 부정 의혹에 대한 항의시위는 그 연장선 위에 있다.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개혁파와의 정면 대결을 선택함으로써, 현 체제의 정당성 논란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 통치 구조
이란 통치 구조
8천여명의 아야톨라(이란의 최고위 성직자들) 중 약 100여명만 정치에 관여하며 세속적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선거를 둘러싸고 성직자 내부의 분열도 심해지고 있다. 호메이니의 후계자였다가 축출된 호세인 알리 몬타제리는 이번 대선 결과를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아무도 믿지 못할 것”이라고 극렬히 비난했다.

성직자 그룹은 크게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를 정점으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와 그의 조언자인 아야톨라 메스바 야즈디를 한편으로 하는 보수파 그룹과, 이번 대선에서 개혁파 후보로 나선 미르 호세인 무사비와 전직 대통령이자 전문가회의 의장인 하셰미 라프산자니가 이끄는 개혁파 그룹으로 나눠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고지도자를 뽑고 해임할 권한을 가진 86인 전문가회의의 향방은 큰 관심사다. 현재 전문가회의 중 약 4분의 1은 라프산자니를 지지하고, 4분의 1은 야즈디를 지지하며, 나머지는 중립파인 것으로 분석된다. 사태가 악화될 경우, 전문가회의의 향방이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선 부정 항의시위가 결코 이슬람공화국 정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하메네이를 정점으로 한 보수 지도층이 국민들의 개혁 요구를 계속 무시한다면, 이슬람체제 내부의 ‘제2 혁명’이 확산될 수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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