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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란, 강경진압 여파 권력층 균열 신호

등록 2009-06-26 19:12수정 2009-06-26 19:12

대선승리 축하연에 의장 등 의원 180명 불참
“개혁파 진영, 하메네이 권력제한 추진” 보도
철권을 휘두르고 있는 이란 지도층 안에서 균열 신호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

27일로 2주를 맞는 이란 시위사태는 당국의 강경진압으로 시들어가나, 지도층 내부, 특히 성직자와 세속 통치기구 엘리트 사이의 균열과 대립을 드러내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 24일 의원들을 초대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대선 승리 축하연에 약 180명의 의원들이 불참했다고 <비비시>(BBC)가 26일 보도했다. 모두 290명의 의원 중 105명만이 축하연에 참여한 것은 대선 이후 지도층 내에 깊은 균열이 있다는 신호라고 방송은 분석했다. 개혁파 의원 50여명은 당초부터 불참할 것으로 추측됐으나, 이보다 훨씬 많은 의원들이 참가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알리 라리자니 의회 의장도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이론가’로 불리는 라리자니는 강경노선에 동참하고는 있으나, 이번 시위에 대한 정부의 처리에 비판적 견해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개혁파 진영이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권력을 제한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범 아랍권 신문인 <알샤르크 알아우사트>는 25일 이란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개혁파 동맹’이 최고지도자의 절대 권력을 제한하는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개혁파 동맹에는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와 메흐디 카루비 전 의회 의장 등 대선에서 낙선한 후보 2명과 모하마드 하타미,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등 2명의 전직 대통령 외에도 상당수 종교 지도자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최고지도자 임면권을 가진 전문가회의 의장인 라프산자니는 이란의 이슬람 성지인 콤에 머물면서 하메네이를 의회에 출석시키는 방법 등으로 최고지도자의 권력을 견제하는 방안을 종교 지도자들과 논의한 뒤, 지난 24일 테헤란으로 돌아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소식통은 “군 통수권을 보유하지 않고 체제만을 감독하는 쪽으로 최고지도자의 권력이 축소돼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고 말했다.

성직자와 세속 통치기구 엘리트 사이의 권력 지형도가 변했다는 신호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아마디네자드 통치 기간 동안 군부가 권력을 틀어쥐었으며, 이번 강경한 시위진압도 성직자가 아니라 혁명수비대 등 군부와 보안기구가 주도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철모’로 상징되는 혁명수비대와 바시지 민병대의 무력이 ‘터번’을 두른 이슬람 성직자 지배체제를 떠받치고 있다는 <에이피>(AP) 통신의 보도도 이런 분석에 힘을 더한다. 50만명 병력의 정규군 혁명수비대는 말 그대로 이슬람 혁명과 정권 수호에 전적으로 복무한다. 항만과 유전,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 통제도 혁명수비대의 영역이다. 이란 신정체제가 점점 더 이런 군사기구에 의존한다는 것은 그만큼 체제의 정당성을 잃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는 성직자 계층과 세속 통치기구 엘리트 사이의 대립과 성직자 계층 사이의 균열을 상호 가속화시키는 구도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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