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명중률을 자랑하는 이스라엘의 무인 전투기가 지난 가자지구 전쟁 때 팔레스타인 민간인 수십명을 살해하는 데 사용됐다고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가 30일 주장했다.
미국에 본부를 둔 HRW는 법의학 전문가와 목격자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사이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당시 최소 87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무인기의 공습으로 희생됐다고 밝혔다.
HRW는 또 이스라엘의 무인기가 가자시티의 한 버스 정거장을 공습해 9명의 학생을 숨지게 한 사건 등 무고한 민간인을 공격한 사례 6건을 보고서에 담아 공개했다.
이 보고서의 작성에 참여한 마크 갈라스코 전(前) 미 국방부 정보담당 관리는 이날 예루살렘에서 마련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가자지구에서 진상을 조사하는 동안 이렇게 많은 민간인이 무인 전투기에 희생된 사실을 확인하고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지난 전쟁 때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인구밀집지역인 가자지구에서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활용하는 상황을 맞아 이스라엘군은 첨단 기술과 전술무기 체계를 동원, 민간인의 희생을 최소화하려고 모든 노력을 다했다"고 반박했다.
이스라엘군은 또 HRW가 군사적인 지식이 부족한 팔레스타인 목격자들의 진술을 근거로 보고서를 작성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27일 이스라엘군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22일간의 가자지구 전쟁에서 팔레스타인인은 1천400여명이 숨진 반면 이스라엘인은 13명이 사망했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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