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지도자 사망설 이어 내부 유혈충돌 알려져
파키스탄 탈레반이 내분으로 유혈충돌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내분은 파키스탄 탈레반 운동(TTP)의 최고지도자 바이툴라 메수드 사망설에 뒤이은 것으로, 후계자 결정을 둘러싼 암투로 추정된다.
유혈충돌은 8일 파키스탄 남부 와지리스탄에서 열린 파키스탄 탈레반 운동의 부족장회의(슈라)에서 고위 지도자인 왈리 우르 레만 쪽과 하키물라 메수드 쪽 사이에 벌어졌으며, 하키물라 메수드가 숨졌다고 파키스탄 일간 <새벽> 등이 전했다. 라만 말리크 파키스탄 내무부 장관은 이날 “두명 가운데 한명이 죽었다는 정보를 갖고 있으며, 누가 숨졌는지는 앞으로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파키스탄 정부 등이 탈레반 최고지도자 바이툴라 메수드가 5일 미군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밝혔으나, 탈레반 쪽이 부인하는 등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사망설을 제기하는 정부나 생존설을 주장하는 쪽 모두 구체적 물증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8일 사망설이 나온 지 이틀 뒤에야 메수드 본인이 아닌 측근이 사망설을 부인하는 것은 메수드가 숨졌지만 후계자가 결정될 때까지 조직의 결속을 유지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메수드는 그동안 2007년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 암살 등 자살 폭탄테러와 암살 등을 진두 지휘해왔다. 이 때문에 그의 사망과 후계를 둘러싼 내분은 핵무장국인 파키스탄의 지역안정은 물론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위협하는 탈레반과 알카에다 연계 세력들의 활동에 상당한 파장을 낳을 전망이다.
파키스탄에서 대탈레반 작전을 펴고 있는 스탠리 매크리스털 미군 사령관은 메수드는 파키스탄 정부를 겨냥해 공격을 집중했지만, “그의 사망으로 아프가니스탄으로 탈레반 전투원들이 옮겨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탈레반의 아프간 유입 증가는 오는 20일 대선을 앞둔 아프간의 불안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파키스탄 탈레반의 세력 위축에 따른 알카에다의 입지 강화도 예상되고 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